세이노칼럼 2008. 3. 12. 07:11


대부분의 사람들은 허드레 일을 회사에서 시키면 아주 기분 나빠한다. 학력이 긴 사람들일수록 더 그렇다. 신입 여사원들 중에는 커피 심부름이나 복사 심부름 같은 일을 하고자 취직한 것은 아니라고 불평하는 사람들도 많다. 허드레 일들을 왜 사람들은 우습게 여길까? “나 보다 못한 사람들이 해야만 하는 일을 그들보다 훨씬 잘난 내가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 아닐까?

커피 하나도 제대로 타려면 만만한 일이 아니다. 원두 커피나 그라운드 커피의 종류에 대하여 배웠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인스턴트 커피도 어떻게 타는가에 따라 향이 다르다. 커피잔에 뜨거운 물을 붓고 헹궈 내어 컵의 온도를 따뜻하게 한 뒤 물을 깨끗이 털어 내고 인스턴트 커피를 넣고 뜨거운 물을 조금만 넣어 완전히 잘 갠 뒤 그 다음에 비로서 나머지 물을 채워 넣어야 향이 살아 난다. 그 뿐 만이 아니다. 커피를 타다 준 사람들 각각의 기호 즉 커피와 설탕과 크림이 어떤 식으로 배합되어야 하는지를 기록하여 놓아야 할 것이다. 그 정도까지는 했으니 이젠 됐냐고? 아니. 그 기록한 것을 탕비실에 붙여 놓아 네가 결근했을 때도 다른 사람이 그것을 보고 누구에게 어떻게 커피를 타다 주어야 하는지를 알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이것이 이른바 “지식경영”이다). 거기까지 하면 되었냐고? 아니. 커피,설탕,프림 등이 한달에 얼마나 소요되는지를 통계로 만들어 현재 이러이러한데 이것을 저러저러하게 개선시켰으면 좋겠다고 말해야 한다. 거기까지 하면 되었냐고? 아니. 종이컵을 사용하여 비용이 많이 사용되니 개인 머그컵을 준비하자고 하면 어떨까… 등등등

복사는 어떨까? 입사 몇 개월이 되었는데도 복사기는 커녕 자기 책상 위에 놓인 전화기에 붙어 있는 여러 보턴들의 기능 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직원들이 대다수이다.(나는 신입사원들이 먼저 고참 사원들에게 복사기 사용 설명서나 키폰 사용 설명서를 달라고 하는 경우가 없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안다.)

팩스는 또 어떤가. 팩스 기기에 달린 보턴들에 대해 완벽하게 알려고는 아예 하지도 않는다. 상대방이 팩스를 받았을 때 어떻게 보일 것인지를 미리 생각하며 보내는 직원 역시 100명 중 한명 꼴 밖에 되지 않는다. 99퍼센트는 자기가 가진 서류 원본을 그대로 상대방에게 보낸다. 그 원본에 칼라 도표가 사용되어 있다면 팩스를 받았을 때 흑백으로 인쇄되면서 칼라 구분이 사라지기 때문에 읽을 수 없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지만 그런 것은 생각도 하지 않는다. 신문 기사 같은 경우 작은 글씨들을 팩스밀리가 뭉개 버린다는 것을 미리 생각하여 그 부분을 크게 확대해서 보내는 사람 역시 만나기 정말 어렵다.

아주 오래 전의 일. 선박 챠터 비용을 절약하고자 기존에 사용하던 뉴욕의 어느 해운 회사 대신 새로운 해운 회사들과 협상을 하던 중 거래 가능성 있는 곳에 대외비로 문서 하나를 보내야 하였다. 너무나도 중요한 문건이어서 나는 차장급 직원에게 직접 팩스 송신을 지시하였다. 그랬더니 얼마 후 절대로 그 문건 내용을 알아서는 안 될 기존 거래처가 그 내용을 알고 있었다. 원인을 파악하여 보니 팩스 기기에 달려 있는 단축 다이얼을 엉뚱하게 눌러서 잘못 발송된 것이었다. 그로 인하여 회사가 입은 손해는 그 차장의 연봉 몇 년 치에 해당되었다.

은행 심부름? 나는 담당자가 법인이 내야 할 주민세를 제때 내지 않아 과태료만 천만원 가까이 납부한 적도 있다. 과태료는 법인에서 세전 비용으로 처리할 수 없다. 때문에 과태료 천만원을 납부하였다는 말은 그 천만원에 해당되는 법인세와 주민세 마저 추가로 납부하게 된다는 의미이므로 법인에서는 천 몇 백만원을 손해 보게 된다. 애인 생일 보다 더 중요한 것이 세금 납부일자라는 것을 알면서도 은행 심부름을 하찮게 여겨 생긴 결과이다.

서류 정리는 어떨까? 마이크로 소프트의 윈도우가 세상에 등장 하기 오래 전 DOS시대의 이야기이다. 하드 디스크 가격이 너무나 비싸 DOS용 워드 프로세싱 프로그램들은 1 바이트라도 아껴야 했기 때문에 문서제목을 붙일 때 글자수의 제한을 받았다. 당시 대한민국 굴지의 법무법인에서 오래 일했던 직원이 경력 사원으로 입사하였다. 나는 전 직원 중 일부를 골라 불시에 컴퓨터 파일을 체크해 보곤 하였는데 반년 정도 후 그 직원의 파일 목록을 보곤 기절할 지경이 되었다. 문서 제목이 모두 001,002,003 순으로 붙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답변은 “법무법인에서도 이렇게 했었는데요…”였다. 내 대답은 “이런 닭 대가리…”(속으로만 말했다). 도대체 그렇게 정리한다면 무슨 문서가 어디에 쳐 박혀 있는지 어떻게 안단 말인가.

허드레 일에서 생겨난 잘못은 종종 회사에 큰 손해를 끼치지만 담당자들은 기껏해야 시말서를 쓰거나 “죄송합니다”라고 말하기만 한다. 야단을 심하게 맞으면 “내가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닌데….”라고 하면서 스스로를 정당화 시킨다.

그러면서도 허드레 일 하려고 취직한 것은 아니라고? 그런 작은 것 하나 귀신처럼 하지 못하는데 더 큰일을 달라고? 웃기지 마라. 일본 교토에 있는 일본전산은 연간 매출액 3,000억엔 이상인 초소형 정밀모터 제조업체이다. 이 회사에서 신입사원이 들어오면 1년간 무조건 화장실 청소를 시킨다. 나가모리 사장은 "청소도 하지 못하는 사람이 신제품을 생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정말 그렇다. 청소 하나 제대로 못하는 사람이 무슨 다른 일을 할 수 있다는 말인가.

허드레 일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자존심을 내 세운다. 내가 이런 일 하려고 취직한 건 아니라고 하면서 말이다. 자존심? 뭔 자존심? 대학물 먹었다는 자존심? 꼴갑 떨지들 말고 주변을 살펴 보아라. 자존심 센 사람을 우리는 다른 말로 콧대가 높다고 한다. 콧대 센 사람을 당신은 좋아하는가?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당신은 그런 사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으면서도 스스로는 자존심을 내세우고 콧대를 세운다면 주변에서 어떻게 생각할는지 한번쯤 고려해 본 적이 있는가.

정말 자존심이 세다면 낮은 곳으로 내려가라. 성경에도 낮은 곳으로 내려가라는 말이 나온다. 낮은 곳에서 걸레를 누구보다 먼저 잡고 하찮아 보이는 일들을 즐겁고 기쁜 마음으로 하면서 실수 없이 완벽하게 해 치울 때 그 때 비로서 사람들은 당신을 인정할 것이다. 당신의 자존심은 그렇게 주변 사람들에 의하여 당신이 스스로를 낮출 줄 아는 사람으로 인정 받을 때 저절로 지켜지게 되는 것이다.

(추신: 나는 돈을 꽤 모은 뒤에도 새로운 사업을 하게 되면 작업복을 입고 밑바닥 일을 하곤 했다. 그래야 일 전체를 구석구석 빈틈 없이 알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허드레 일 하나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당신이, 허드레 일은 당신보다 못난 사람이 해야 하는 것으로 믿는 당신이, 사업이나 장사를 하겠다고? 돈을 벌고 싶다고? 꿈 깨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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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노칼럼 2008. 3. 12. 07:11


1970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사뮤엘 베케트(Samuel Beckett)는 기성 연극을 부정하는 프랑스 신역극의 선구자이다. 우리에게는 그의 희곡 '고도를 기다리며'가 그 애매모호함(?) 때문에 널리 알려져 있다.

텅 빈 공간에 앙상한 나무 한 그루. 등장 인물들에게는 시간 관념이 없다. 과거도 미래도 없다. 언제나 현재다. 그곳에서 부랑자 에스트라공과 블라디미르의 대화가 축을 이루는 이 연극에서 두 사람은 ‘고도’를 기다리면서 ‘고도’가 오지 않으면 목을 매 죽어버리자고 한다. 블라디미르는 이렇게 말한다. "이 모든 혼돈 속에서도 단 하나 확실한 게 있지. 그건 고도가 오기를 우린 기다리고 있다는 거야." 에스트라공이 "만일 고도가 온다면?"하고 묻자 블라디미르는 "우리는 구원을 받는다"고 말한다

이 난해한 연극을 이해하여 보자는 것은 아니다.‘고도’가 신을 의미하는 말이건 무의미의 의미이건 뭐건 간에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우리는 누구나 어떤 형태로든 성공할 수 있는 기회가 오기를 목이 빠지게 기다리며 살고 있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누구에게나 일생 동안 기회가 3번은 온다고 하지 않는가.“해와 달은 누구에게나 빛을 준다(日月無私照)”라는 말도 있다. 그러나 과연 그 기회는 어디서 언제 나타나는 것일까? 혹시나 ‘고도’처럼 오는지 안 오는지 불확실한 가운데 세월만 잡아먹는 것은 아닐까.

당신이 명심하여야 할 사실은 그 기회는 반드시 올 것이며 당신 주변의 누군가에 의하여 주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돈이 그 기회를 주는 것도 아니고 학벌이 주는 것도 아니다. 기회 수여의 결정권자는 사람이다.

예를 들어보자. 학생운동가 출신인 이명박은 1965년 현대건설 경리사원으로 입사하였으나 불과 12년 만에 36살의 나이로 사장직에 올라 샐러리맨들의 우상이 되었다. 열정과 담력, 저돌성이 정주영 명예회장과 닮았다는 평가를 받았던 그는 현대건설 회장직을 던지고 정치인이 되었다. 비록 그는 자서전에서 "오너는 결코 전문경영인을 믿지 않는다"며 "한국에서 전문경영인은 사장이 아니라 ‘사장급 직원’에 불과하다"고 꼬집었지만 그에게 기회를 준 것은 현대건설이라는 조직이 아니라 지금은 고인이 된 정주영 회장이었다고 나는 믿는다. 정주영 회장이 그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면 그는 어쩌면 평생 경리 업무만 보았을 는지도 모른다.

물론 이명박은 기회를 붙잡을 준비가 되어 있었던 사람들이다. 그렇게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에게는 언젠가는 누군가가 그를 눈 여겨 보다가 기회를 제시한다. 이것이 기회의 법칙이다. 왜 그럴까? 이미 성공한 사람들은 대부분 바쁘다. 이미 부자가 된 사업가들 중에는 돈에 대하여 동물적 후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그들의 몸은 우리들처럼 하나 뿐이다. 혼자서는 일을 다 처리하지 못한다. 하지만 내가 만난 여러 나라의 성공한 사업가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은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누군가가 필요하기는 한데 믿고 일을 맡길 사람이 없다는 말이다. 실업률이 제아무리 높아도 쓸만한 사람이 없다고 하는 말이 수많은 경영자들 입에서 나오지 않는가.

기회를 주고 싶은데도 기회를 받아먹을 만한 사람이 주변에 없다는 것은 사업가들과 부자들의 공통된 고민이다. 당신이 부자가 될 수 있는 기회는 언제나 그런 사람들에 의하여 주어지며 그들은 대개 당신보다 한 세대 앞에서 기득권을 이미 획득한 사람들이다. 그 사실을 잊지 말라.

빌 게이츠가 오늘의 성공을 갖게 된 것도 마이크로 소프트의 초창기에 IBM의 어느 이사가 기회를 주었기 때문이다. 당시 IBM 에서는 PC 에서 사용할 소프트웨어(disk operating system)를 찾고 있었고 이미 다른 유명한 소프트웨어 회사와 접촉한 바 있었다. 그러나 거대한 IBM 의 이사가 방문하였음에도 소프트웨어 회사 사장은 건방지게도 얼굴조차 보이지 않았다. 이에 분노한 IBM의 이사는 이름도 없는 마이크로 소프트를 찾아갔고 그곳에서 “정장 차림으로 예의를 갖추고 기다리던” 빌 게이츠를 만났던 것이다.

미국에서 가장 크고 성공적인 벤처 캐피탈 회사로 헴브리크 & 퀴스트(Hembrecht & Quist) 라는 곳이 있다. 이 회사에는 하루에도 수십통 씩 벤처 기업가들로부터 돈을 투자하여 달라는 애절한 투자 요청서가 들어온다. 하지만 그 요청서들은 대부분 쓰레기통으로 들어간다. 그렇다면 투자심의를 할 때 이 회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무엇일까? 기술이나 연구비 비중, 혹은 시장 점유율일까? 아니다. 창업자 자신의 소질과 자질이다. 그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그러한 내용은 투자 요청서나 사업 계획서에는 나타나지 않는다. 때문에 그들은 우선은 믿을만한 인맥을 통해 소개를 받은 기업가들을 우선 면접한다.

한때 주식시가 총액이 마이크로 소프트사를 능가해 관심을 모았던 인터넷 접속 장비업체 시스코 시스템스 역시 직원 중 60% 가량을 내부 핵심인력의 추천에 의해 채용한다.

이러한 여러 사례에서도 나타나듯이 당신을 기회의 신에게 소개하고 추천하는 것은 이미 이 사회에서 능력이 검증되어 돈과 지위를 획득하는데 성공한 사람들이다.

당신이 제아무리 능력이 있다 하더라도 그런 사람들의 호감을 사지 못하거나 그들의 생각이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있다면 당신에게 기회가 주어질 가능성은 그만큼 낮아진다. 따라서 당신에게 능력이 있다면 이제는 옷차림이나 언행에 있어 주의해야 한다. 당신의 옷차림과 헤어 스타일을 과연 당신보다 10년 이상 더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까를 생각해 보라. 친구들에게 쓰는 말투를 그대로 나이든 사람들에게 사용하게 되면 당신은 “예의도 모르는 건방진 놈”으로 인식되게 될 뿐이다.

이것은 외국인들에게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다국적기업에서 일을 했었을 때의 일이다. 미국에서 남미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에서 유학생활을 한 일본인 직원이 도쿄(東京)에 있었다. 남미인들의 영어는 일반적으로 거칠고 공손하지 않으며 길거리 소년들 같은 느낌을 주는데 그 역시 비슷하였다. 나는 그가 나를 포함한 그 어느 외국인 상사들에게도 경칭이나 공손한 표현을 쓰는 것을 한번도 듣지 못했다. 약 1년후 그는 홋카이도(北海道) 지사로 좌천되었다.

수많은 사람들은 성공을 원하면서도 자신의 말투나 옷차림에 대하여 인식 조차 하지 못한다. 이러한 태도는 특히 젊은이들에게 아주 극심하게 나타난다. 그들은 모든 세상 사람들을 자기 친구로 여기는 것 같다. 그래서 모르는 사람에게 e메일을 보내도 언어 사용이 친구들에게 보내는 식이다. 나에게 독자들이 보내는 메일들을 읽어 보면 채팅 언어들을 그대로 사용하거나 젊은 친구들이 생각 없이 자기 멋대로 지껄이면서 나를 "당신"이라고 부르는 경우들도 부지기수이다. (독자가 보낸 첫번째 메일을 읽자마자 내 마음이 움직여 독자가 알려준 번호로 전화를 하고 상세하게 내 의견을 말해 준 경우는 오직 딱 한 번, 롯데 그룹의 어느 직원뿐이었다. 그가 어떻게 보냈는지는 밝히지 않겠다. 그의 흉내를 낸 메일들이 들어올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행동은 또 어떠한가. 인사 조차 제대로 못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이며 윗사람들에 대한 배려는 커녕 윗사람을 자기와 동급으로 여기는 행동들이 그대로 표출된다. 명심해라. 윗사람들에게 호감을 얻기는 커녕 예의도 모르고 건방을 떠는 사람으로 일단 비치게 되면 기회는 절대로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그런데도 사람들은 연장자들에게 호감을 사는 사람이 되기 보다는 자기 친구들에게 인기 있는 사람이 되려고 한다. 하지만 당신이 성공할 수 있는 기회는 당신의 친구들이 주는 것이 절대 아니다. 천만의 말씀이다. 나는 친구들의 조언을 듣지 않았다. 오직 진짜 부자들의 말에만 귀를 기울였다. 마이크로 소프트의 공동 창업자 폴 앨런이 빌 게이츠의 친구이었음을 보편화시키지는 말라. 당신의 친구가 빌 게이츠가 아닌 이상은 당신 친구가 당신에게 제공하려는 기회의 대다수는 자기가 만드는 제품을 팔아달라는 영업의 기회이거나 당신의 자금을 사용하자는 것이다. 그것을 기회로 여기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라.

(내 말을 윗사람들에게 아부를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면 안된다. 당신 보다 나이가 든 사람들의 관점에서 당신 자신을 바라보라는 말이지 그들에게 아부하라는 뜻은 아니다. 또 우리가 흔히 사람 하나 좋다 혹은 착하다고 말하는 그 경우는 사람이 유순하다는 의미이지 능력이 있고 소질과 자질이 있다는 뜻이 아니다. 당신의 윗사람들이 찾는 사람은 능력이 있고 태도도 좋은 사람이지 유순하고 착하며 공손하기만 한 사람이 아니다. 어쩌면 당신은 그래도 윗사람들에게는 그들의 일가친척이 우선이라고 믿을 지 모른다. 같은 능력을 가졌다면 일가친척을 우선시할 것이다. 능력도 없는 일가친척을 우선시하는 윗사람은 당신이 던져 버려야 할 대상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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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노칼럼 2008. 3. 12. 07:10


1.학력(어느 수준 까지 공부했는가를 말한다)은 있는데 학벌(일류대를 나왔느냐를 따진다)이 떨어지는 사람은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 학벌이 중시되는 집단은 가능한 멀리 해라. 한국사회에서 학벌과 학력은 파벌을 만드는 구심점이 되며 당신을 환영하지 않는다. 학벌이 신통치 않으면 학력이 아무리 좋아도 일단은 젖혀진다. 학벌 쟁쟁한 인사권자들이 2류대 졸업자들의 서류들을 거들떠 볼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말이다.

이 사실을 모르면 2류 학벌을 갖고서 기 쓰고 1류 학벌 집단에 들어가려고 애쓰다가 좌절하거나, 그 집단에 별의별 방법을 다 동원하여 들어간다고 해도 외톨이 신세가 되고 만다. 자기 자신은 스스로 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자신하여도 학벌로 인한 학연의 벽을 뚫기란 쉽지 않다는 것을 명심해라. 솔직히 말해서 나는 다니나 마나 한 대학을, 그것도 대학원까지, 기 쓰고 다니면서 취직 걱정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이해가 가지 않는다.

자, 그렇다면 학벌이 약한 사람이 취직을 하려면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 1998년 초 , 외환위기로 온 나라가 풍지박살 나면서 취직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 만큼 어렸웠던 시절 내가 경영한 외국법인에서 신입 여직원들이 필요하여 이른 바 일류대 취업실에 공고를 부탁하였던 적이 있다. 자격은 영어와 컴퓨터 활용 능력이었다. 예상대로 수많은 지원자가 몰려들었다. 그런데 제출된 이력서 중에는 내가 학교 이름 조차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던 한 지방대 졸업자가 한명 있었는데 “영어나 컴퓨터 모두 상당한 실력을 객관적으로 갖추고 있었다”. 나는 그녀에게 흥미를 느껴서 면접 대상자에 포함시켰다. 그리고 면접에서 나는 그 지원자에게 물어보았다. 어떻게 이력서를 제출할 수 있었는지를. 그녀의 대답은 이러하였다. “저는 지방대 출신이지만 이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것들은 일류대 졸업자 보다 더 많이 갖추어 왔다고 자부합니다. 그러나 지방대 출신에는 면접 기회 조차 안 주어집니다. 그래서 정기적으로 서울로 밤기차를 타고 와 서울의 유명 대학교 취업 게시판들을 살펴보고 이력서를 제출했습니다.”

나는 그 자리에서 그녀의 채용을 결정하였으며 다른 면접 대기자들은 만나 보지도 않았다. 그런데 웬걸, 그녀는 더 좋은 회사에 취직이 결정되어 내 회사에는 나오지도 않았다.

예를 하나만 더 이야기하자. 오래 전 무역학과 출신들을 신규로 공개 채용하였을 때의 일이다. 물론 일류대 무역학과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자들이 뽑혔다. 그리고 얼마 후 내게 소포 하나가 배달되었다. 서류 전형에서 떨어졌던 어느 지방대 출신 학생이 보낸 것이었다. 열어보니 두껍고 낡은 노트 몇 권이 들어 있었다. 그 노트들에는 그 학생이 학창 시절에 수년 동안 무역 회사들을 발로 찾아 다니며 얻어 낸 무역 실례들과 각종 무역 서류들의 형태와 작성기법, 그리고 실무적 주의 사항들이 꼼꼼히 기록되어 있었다. 동봉된 편지에는 “저는 정말 자신 있습니다”라는 내용의 글과 900점 가까운 토익 점수 사본이 들어 있었다. 나는 갑자기 새로 이미 입사한 녀석들이 미워지기 시작했지만 어쩌랴. 결국 그 학생을 내가 알던 외국계 기업에 강력히 추천하였고 그는 당연히 채용되었는데 불과 7-8년 만에 부장이 되었다(그 뒤 회사를 옮겼다는 말을 들었다). 그의 전공은 돈 버는 일과는 전혀 거리가 먼 인문학과였는데 학점은 전혀 신통치 않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제 아무리 실업률이 높아 일자리를 구하는 사람들이 많은 시기라 할지라도 막상 경영자들의 말을 들으면 “쓸만한 사람이 없다”는 것이 공통된 고민이다. 대학 도서관들의 대출도서 목록에서 무협지나 환타지 소설이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가운데 면접기법은 학원에서 배우고 자기 소개서는 대행업소에서 맡기는 젊은이들을 보면 참으로 한심한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이 사회에서 성공하려면 학연,지연,혈연이 있어야 한다고 핑계를 댄다.

중요한 것은 능력이다. 그것은 이 사회에서 요구하는 지식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미래산업의 정문술 회장은 전산학과 출신을 채용할 때 일류대를 뽑지 않는다고 했다. 컴퓨터 하드웨어와 프로그램을 판매하기도 했던 내 경험으로도 그렇다. 전과목 모두 잘하는 사람은 정작 필요한 업무에서는 능력을 보이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오히려 일류대가 아닌 이류대에 전산에 미친 사람들이 많다. 일류대 출신을 선호하는 회사는 이미 일류대 출신들이 자리를 잡고 있는 대기업들이 더 많다.

2.학력이 없다면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 코스닥 등록 기업들의 경영자들 중 대학 출신이 많은 이유는 그 기업들의 속성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 중에는 고졸자들도 분명 있음을 기억하라. 학벌이나 학연이 보잘 것 없다면 스스로 홀로서기를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나 역시 그랬다. 분명히 말한다. 대졸자들이 대학에서 보내는 4년과 동일한 기간을 어떤 분야에 홀로 파고 든다면 그 어떤 분야에서건 대졸자 보다도 더 큰 실력을 갖추게 된다.

나의 경험담. 군 제대 후 우여 곡절 끝에 중학교 1학년을 가르치게 되었는데 높은 보수를 받으려면 고등학생을 가르쳐야 했고 영어실력이 필요하였다. 당시 나는 대학생도 아니었고 영어도 못했다. 하지만, 영어를 전공으로 하는 대학생들이 하루에 2시간씩 4년간 공부한다면 도사가 된다는 말을 우연히 듣고 나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하루에 2시간씩 4년? 하루에 4시간을 하면 2년? 8시간이면 1년? 16시간이면 6개월? 18시간이면 6개월도 안걸린다는 말인데 …한번 미쳐보자.” 그 기간 동안 나는 몸을 움직이면 피곤해지고 밥도 많이 먹게 되어 졸음이 오게 되므로 외출이나 목욕도 하지 않고 오줌통에 소변을 보고 하루에 두끼를 최소량만 먹으며 혼자서 영어에 미쳤고 5개월 후 치룬 첫 토플(요즘의 토플과는 다르다)에서 570점 이상을 받았다. 얼마 후 나는 그 점수를 갖고서 미8군에 있는 미국대학 분교에 들어 갔고(누가 미8군 내에 있는 대학분교를 알아 준다는 말인가) 그 점수를 학부형들에게 보여주면서 고3 학생도 가르칠 수 있었고 토플 점수를 계속 올려 나갔으며 닥치는 대로 갖가지 분야를 공부하였다.

학력이 없는 사람들이 저지르는 잘못은 일을 배우려는 것이 아니라 돈을 쫓아 다닌다는 것이다.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일은 절대 하지 말아라. 예를 들어 대리운전이 제 아무리 수입이 좋아 보여도 그 일은 시간 당 인건비는 많이 챙길 수 있을지 모르지만 길게 보면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일이다. 그러나 지금 당장 먹고 살기 힘들다면, 빚이 많다면, 땡전 한푼 없다면, 그 일을 해라. 컨베이어 벨트 앞에 서 있는 일이라도 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종자돈을 악착같이 모아라. 그리고 난 뒤에는 독립하는데 도움이 되는 일을 배워라. 봉급이 적더라도 기 쓰고 그 일을 해라. 거기서 기회가 주어 질 것이다.

3.학력이나 학벌이 없다고 해서 좌절하지 말아라. 학벌이 신통치 않다면 해결책은 단 하나이다. 이 사회에서 일을 하는데 있어 필요한 칼과 총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것들을 갈고 닦아라. 이러한 과정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결국 이 문제는 한가한 시간을 어디에 어떻게 보내는가 하는 것일 뿐이다. 일상에 쫓겨 시간이 모자란다면 과감히 6개월 이상을 그 일상에서 벗어나라. 휴학도 좋고 휴직도 좋다. 백수라면 더 좋다. 어딘가에 틀어 박혀서 그 누구와도 만나지 말고 배우고자 하는 분야에 100% 미쳐라. 밥 먹는 시간도 아깝게 생각하라. 많이 먹으면 졸음이 온다. 라면 1개도 많다. 그냥 씹어 먹어라.

그리고는 스스로 독립하거나 중소기업 같은 작은 조직에 들어가는 것이 좋다. 사람들이 알아 주는 “좋은 회사”라는 곳에 다니지는 못하겠지만 일 전체를 배우게 되며 “길거리지식”을 얻게 되어 부자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대만이 중소기업의 천국인 이유는 직원들이 일을 배워 자꾸 독립하기 때문이다. 극복해야 하는 것은 체념과 게으름이다.

4. 학벌이 좋건 나쁘건 부자가 되려면 세상 사람들이 돈을 놓고 벌이는 게임(games people play)을 충분히 이해하여야 한다. 그 게임에 대해 문외한이라면 아동도서 “팰릭스는 돈을 사랑해” 같은 쉬운 책부터 읽어보라. 하루에 3시간 이상 자기를 위한 투자에 사용하라. 학벌이나 학력이 없어 성공하지 못한다는 말은 게으른 사람들의 핑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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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노칼럼 2008. 3. 12. 07:08


학력과 학벌을 기준으로 사람을 선택하는 집단에서는 개인의 적성 보다는 일류대 졸업장이 더 중시되지만 전공과 상관없이 무조건 일류대 출신이라고 경제계로부터 환영을 받게 되는 것은 아니다. 취직을 하려면 일단은 학벌도 중요하지만 전공도 큰 영향을 미친다.(취직을 하지 않는다면 전공이나 학벌은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을 반드시 기억할 것!.)

채용 포털 사이트 잡코리아(www.jobkorea.co.kr)가 구직자 3,011명에게 물었을 때 응답자의 63.9%는 “현재 고3 입시생에게 본인의 전공학과나 출신대학의 입학을 추천하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이게 무슨 뜻일까? 일류대학의 취직 잘되는 전공학과를 택하라는 말이다.

졸업 후 취직을 하여 몇 년 회사 생활을 하다가 독립을 하려는 사람이건 아니면 평생 안정된 직장에서 일을 하려는 사람이건 간에 졸업 즉시 자기 사업을 하려는 사람이 아니라면 , 전공 선택은 심사숙고 하여야 한다. 그러나 먹물들은 입시생들에게 "세상을 위해 어떻게 하면 이바지할 것인가를 생각하면서 월급은 적더라도 이 사회에서 필요로 하며 적성에도 맞는 직업을 염두에 두고 전공을 선택하라"고 권유하면서 "일류대 졸업장 보다는 개인적으로 관심이 있는 분야를 배우라"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말들은 다 “듣기 좋은 말”일 뿐이고 액면 그대로 따르다가는 나중에 취업전선에서 후회하게 될 수도 있다.

또한 대학은 학문의 도장이라는 말도 절반 정도만 믿어라. 그런 말은 주로 교수들이 하는 말인데 그들은 이른바 그 학문이라는 것으로 밥을 먹고 사는 사람들이다. 그들처럼 학문연구나 가르치는 일로 생계를 유지할 사람이 아니라면, 또는 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 아니라면, 대학은 취업 준비 장소이다. 혹시나 학문연구 혹은 봉사활동을 직업으로 삼을 생각이거나 그저 지적 호기심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취미로 공부하려고 한다면 나중에 딴 소리는 하지 말아라. 예를 들어 이 사회의 불우한 사람들을 돕고자 사회사업학과를 선택하여 공부하였다면 나중에 월급이 적다느니, 또는 순수학문 전공자들이 취직이 안되므로 국가적 차원의 배려가 있어야 한다느니 어쩌니 하는 말은 입도 뻥긋하지 말라는 말이다. 대가를 염두에 두고 한 공부가 아니고 자기 좋아서 한 공부 아니었던가.

어느 대학의 통계를 보면 신입생 40%가 대학 1학년 때 전공에 대한 갈등을 겪는다. 그리고 그 갈등의 이유는 종종 "적성에 맞지 않아서" 라고 답하지만 속에 담긴 진실은 "내가 도대체 이걸 배워서 뭘 하나" 하는 회의감에 있다. 인기학과를 선택하였음에도 전공에 대한 갈등을 일으키는 경우는 정말 희귀한 사례에 해당될 뿐이다.

그렇다면 어떤 전공이 첫 기회를 잡는데 유리할까? 종종 입시생들은 학교 선생님이나 대학생 선배, 혹은 친구들과 어느 전공을 택할 것인가를 의논하는데 솔직히 학교 선생님들은 이 사회를 잘 모르는 분들이고(어떤 개떡 같은 고3 선생들은 그저 대학 합격률만 높이려고 학생들을 희생시킨다) 대학생들은 사회 경험 조차 한 바 없으며 친구들의 생각은 서로 비슷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정부에서 발표하는 미래의 유망직종 같은 것을 염두에 두는 것은 상당히 어리석은 생각이라는 것도 알아 두어라. 나의 조언은 부자가 되려면 자기 성격을 중시하면서 “돈 버는 일”과 직접 간접으로 반드시 연관된 전공을 택하라는 것이다(“성격에 맞는 일을 하여라” 항목을 참조하라).

한편 복수전공제는 대다수 기업들에서 크게 인정하지 않는다. 그저 이력서를 낼 수 있는 자격자 범주에 포함은 시키지만 뭘 제대로 배우기나 했겠느냐고 경시하는 태도가 인사 담당자들에게 널리 퍼져 있다. 물론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동일한 경쟁 조건에서는 제2전공으로 기업에 입맛에 맞는 전공을 가진 자가 유리하기는 하지만 제1전공자들 보다 우월적인 대우를 받지는 못한다. 복수전공이라는 것이 대부분 기초과정 이수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기업에서 알기 때문이다.

자, 여기서 대단히 재미난 사실 하나를 알아야 한다. 비록 취업을 할 때는 전공이 영향을 미치지만 기업체에서 그 전공 지식을 높이 평가하는 것은 전혀 아니라는 점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대기업 인사담당 책임자 3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신입사원이 갖고 있는 지식과 기술이 기업체가 원하는 수준의 90% 이상이라는 의견은 2% 에 불과한 반면, 10% 이하라는 응답이 25%나 됐다.” “평균적으로는 신입사원의 지식과 기술이 기업체가 원하는 수준의 26% 에 불과, 기업들의 대학교육 불신이 심각하다.” 서울대 최고자문위원단 보고서에서도 학생 89%가 "대학 교육이 취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기업에서 사람을 뽑을 때는 학벌과 전공을 따지지만 다른 선발 기준이 마땅한 것이 없다 보니 그렇게 하는 것이지 학벌이 좋고 전공이 기업의 구미에 맞는다고 해서 졸업자들이 뭘 좀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다 보니 일차 서류전형에서 통과한 자들 중 합격자를 가려내는 기준은 전공관련 지식이 아니라 정말 엉뚱하게도(그리고 우스꽝스럽게도) 면접에서 파악된 “기본적인 인성이나 태도, 의사표현이나 커뮤니케이션 능력” 같은 것이다. 정작 필요한 실무지식은 회사에서 재교육시키는 경우가 너무 많다. 통계에 의하면 한국의 대졸자의 67% 만이(인문계는 47%) 졸업 후 전공분야와 관련된 일을 한다. 기술계나 전문직업인 등을 제외한다면 상당 수가 자기 전공과 관련되지 않은 일을 한다는 뜻이다.

지금까지 나는 이른 바 좋은 직장에 “들어가려면” 학벌도 좋고 전공도 맞아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일류대 갈 실력은 안 된다면? 일류대 수준에서 멀지 않은 곳에 가서 “돈 버는 일”과 관련된 전공을 택하여라. 공부를 못해서, 혹은 안해서, 일류대와는 거리가 먼 이름없는 대학을 갈 수 밖에 없다면? 부모에게 경제적 능력이 있고 자식을 대학에 보내는 것이 평생 소원이라면 그저 효도하는 마음으로 다니되 대기업에 취직하고자 생각하기 보다는 공무원 시험을 보던지 아니면 작은 회사에 들어가 경력을 닦으면서 조속히 학벌을 세탁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돈이 있으면 명문대 대학원을 다니라는 말이다(대학 학점이 좋아야 한다). 그렇게 하면 적어도 자존심 만큼은 회복할 수 있을 것이며 기회를 보아 경력사원으로 재입사를 시도할 수도 있다. (공부를 “못하는데다가” 가정형편도 넉넉치 못하다면? 나는 그런 사람들이 기 쓰고 대학 가려 하고 대학원도 가려는 태도를 아주 안 좋게 생각한다. 공부를 잘하는 것도 아니니 장학금도 못 받을 것이고 가족들이 학비를 조달할 텐데 결국은 자신의 학벌 허영심을 만족시키고자 가족을 희생시키는 것일 뿐이므로 다른 길을 찾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공부를 “안 하는데다가” 가정형편도 넉넉치 못하다면? 일단은 공부에 전념해 보고 나서 생각해라.)

전공이 기초학문 분야라면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 봉급생활자로 살고 싶다면 공무원 시험이나 고시 같은 것이 탈출구가 될 것이다. 교직과정을 이수해 놓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만 임용률이 아주 낮다는 사실과 때로는 더티 플레이를 해야 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라. 오히려 프로급 과외교사로 나서는 것이 현명할 수도 있다. 끝으로 이상야릇한 자격증에 혹하여 시간과 돈을 뺏기는 어리석음은 일찌감치 버려라. 그 보다는 중소기업에 들어가 일을 배우며 경력을 쌓은 뒤 전직을 시도하여 보는 것이 더 바람직 할 것이다. 중소기업에서는 기술계통이 아닌 한 전공에 대하여 크게 예민하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경영하였던 회사들 역시 중소기업 수준이었기에 언제나 직원모집 광고에서 전공불문이 명시되었으며 개인적으로도 직원들이 대학에서 무엇을 전공했는지 거의 기억하지 못했다. 내 경험으로 볼 때는 순수학문 전공자들 중에도 능력 있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았다. )

사족: 1961년 5.16 군사 쿠테타가 발생하고 나서 군인들이 정권을 꽉 움켜쥐자 그 뒤 수년 동안 우수한 대입 수험생들은 사관학교에 가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이 사실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우수한 학생들이 몰렸으니 그 뒤로 줄곧 사관학교 안에서, 그리고 졸업 후에도 줄곧 , 경쟁이 너무나도 치열했다는 말이다. 요즘은 공대가 인기가 없다. 하지만 나는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지금이 공대에 갈 절호의 기회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우수한 학생들이 모두 고시 공부에 매달리거나 의사가 되려고 하니 공대 쪽은 내부 경쟁이 그만큼 약할 수 밖에 없고 10년 후에는 적어도 밥 먹고 사는 걱정은 하지 않게 될 것이며 사람에 따라서는 대박을 터뜨리는 것도 보장된다. 반면에 지금 의대나 법대에 가는 학생들은 10년 후에 어떻게 될까? 지금 그 쪽 세계의 실상을 그 학생들이나 그 부모들이 잘 몰라서 그러는 것 같은 데 10년 후에는 아마도 과반수 이상은, 아니 그 보다 더 많은 수가, 후회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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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노칼럼 2008. 3. 12. 07:06


이제 초등학교에서도 영어로만 말하는 수업시간이 생겼다. 이미 아시아의 영어사용 가능인구는 3억5000만명이나 된다. 소설가 복거일씨는 ‘국제어시대의 민족어’에서 “영어는 이제 인류의 표준언어다. 그 사실을 외면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자녀들이 영어 하나 만이라도 잘할 수 있도록 이민을 가는 부모들도 많다.



그런데 영어가 그렇게나 중요하다면 미국 교포의 자녀가 한국에 오면 모두 다 부자가 되고 성공할 텐데 왜 그런 사례는 찾기 힘들까? 영어 자체만으로는 부자가 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무엇인가가 있고 그것을 영어가 뒷받침해 줄 경우에만 기회가 주어진다. 이점을 잊지말라.



나는 미국인들 뿐 아니라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수많은 나라의 사람들과 일을 해왔다. 영어를 어설프게 구사하지만 다국적 기업의 고위직에도 있었다. 그 때 연봉이 형편없이 적은 미국인 직원들도 부지기수였다. 중요한 것은 영어로 전달하는 내용이지 전달수단인 영어 자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영어를 배우는 목적은 의사소통에 있으며 한국인에게 영어의 경제적 가치는 한국과 외국간에 가교 역할을 할 때 증폭된다. 이때 중요한 것은 논리력이다. 99년 11월 한국기업 최초로 미국 나스닥시장 직상장 신화를 이끌어낸 두루넷의 김도진씨는 ‘우리는 이렇게 나스닥을 사로잡았다’에서 성공 비결 속에 ‘논리적으로 설명할 줄 알아라’를 포함시키고 있다.



우리말도 논리적으로 못하고 설득력도 약한 사람이 과연 토익(TOEIC) 만점이라고 해서 영어를 잘한다고 할 수 있을까? 그런 영어는 배낭 여행을 다니며 놀러 다닐 때나 써 먹는 영어일 뿐이다. 논리력을 기르려면 한국말부터 논리적으로 구사하는 것을 배워라. 영어만 논리적으로 하면 어떻겠냐고? 그렇다면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들과 경쟁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라.



한국어로 말을 더듬는 사람은 영어를 말할 때도 더듬는다. 나의 직원 중 어느 미국 경영학석사(MBA) 소지자는 말꼬리를 흐리는 버릇이 영어를 할 때도 나타났다. 다른 한 직원은 성격이 내성적인데 토익 점수가 좋지만 외국인들 앞에서는 꿀먹은 벙어리였고 식사 중에는 스님처럼 조용히 밥만 먹으니 오히려 외국인들이 당황했다. 우리말부터 잘 해라.



게다가 서구사회는 계약사회이다. 중요한 것은 모두 문서로 처리되고 E메일로 글을 보내야 할 경우가 수없이 많다. 미국 거지는 영어는 잘하지만 그런 문서를 다루지 못한다. 그러므로 한국어 작문실력부터 늘리고 문법과 영작도 무시하지 말라. 내가 내 딸들을 어학연수나 조기유학을 보낼 생각이 없는 것은 바로 그러한 사실들 때문이다. 영어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다. 우리 말과 글부터 제대로 할 줄 아는 사람이래야 비로소 영어가 부를 증대시키는 경제적 가치를 갖게 된다는 점을 알자는 것이다.



당신은 도통 영어에 소질이 없다고? 일단은 도전해 보라. 그 방법은 별도로 다룰 것이다. 그래도 안되면 영어가 필요없는 분야에서 일하면 된다. 부자들은 종종 영어를 못하기에 통역사를 고용하지만 논리적으로 상대를 설득시키는 능력은 많다는 것도 기억하라.

posted by 포크다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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