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2008. 2. 13. 08:16


<나이 들수록 왜 시간은 빨리 흐르는가>는 누구나 한번쯤 의문을 품었을 법한 우리 기억에 관한 여러 문제를 다룬 책이다.
왜 서너 살 이전의 기억은 거의 없을까? 데자뷰는 왜 일어나는 걸까? 죽을 때 자신의 생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이유는 뭘까? 그리고 왜 나이를 먹을수록 시간이 빨리 가는 것처럼 느껴질까?
이 중에서도 저자 다우베 드라이스마는 왜 스무 살 때에 비해 마흔 살, 쉰 살 때 시간이 더 빨리 가는지, 그 이유를 다음 세 가지로 설명하고 있다.

첫째 망원경 효과
망원경을 통해 사물을 보면 그 물체까지의 거리가 실제보다 짧게 느껴진다. 우리가 과거를 볼 때도 마찬가지다. 뒤돌아볼 때 일들이 확대되어 보이기 때문에 시간적 거리가 축소되고, 그 사건이 아주 오랫동안 지속된 것처럼 느껴진다.
예를 들어, 한 흉악범죄의 죄인이 최근 석방됐다는 뉴스를 접하면 사람들은 이렇게 말들 한다. "뭐? 벌써 형기가 끝났단 말이야? 그럼 그 사건 후로 시간이 얼마나 지난 거야?"

둘째 회상 효과
60대 이상 노인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해보면, 유독 20세 전후로 한 약 10년간의 시기에 기억이 집중되어 있다. "내가 군대시절 때 말이야" 라며 스무 살 시절을 떠올리는 노인분들을 많이 봤을 것이다.
이처럼 어떤 시기를 회고하면서 많은 기억들을 떠올릴 수 있다면, 그 시기가 다른 시기보다 더 길게 느껴질 것이다. 또한 중년 이후에는 기억 속에 빈틈이 생기면서 시간이 더 빨리 흐르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셋째 생리적 시계
호흡, 혈압, 맥박, 호르몬 방출, 체온, 세포분열, 수면, 신진대사 등. 우리 몸 속에는 수십 가지의 생리적 시계들이 똑딱거리고 있다. 이러한 체내의 모든 시계를 통제하는 것은 SCN(시상하부 교차상액)이다. 그런데 나이를 먹을수록 SCN의 세포수가 감소하고, 그것의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줄어들며 체내 시계에도 이상이 생긴다.
나이를 먹으면 사람은 느리게 가는 시계로 변해버린다. 젊은이의 생체시계는 노인의 생체시계보다 빨리 움직인다. 그래서 어렸을 때는 하루가 길게 느껴지지만 나이를 먹으면 하루가 무서울 정도로 짧게 느껴진다. 우리가 현실 속의 시간을 헤아릴 때, 무의식적으로 생리적 시계를 기준으로 삼기 때문이다.

저자 소개 / 다우베 드라이스마(Douwe Draaisma)
네덜란드 그로닝겐 대학의 심리학과 교수. 1995년 <기억의 은유>를 발표하여 네덜란드 심리학협회가 주는 헤이만스상 수상. 그 외 2003 유레카 상, 얀 한로 문학논문상 등 과학과 문학분야의 여러 상을 수상했다.

이 내용은『나이 들수록 왜 시간은 빨리 흐르는가』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책을 참조하세요. 

posted by 포크다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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