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석남녀 2009. 7. 9. 08:47

대학교 시절, 아주 오래 사귄 선배커플이 있었다. 오래 만나서 일까. 많이 닮기도 한 그 커플은 학교에서도 유명했다. 그렇게 졸업까지 마쳤는데, 얼마 전 동문회에서 그 커플 얘기가 오갔다. 결론적으로 헤어졌다는 얘기. 대학 내내 잘 지내던 장수커플이 갑자기 헤어진 진짜 이유가 궁금해졌다. 왜 헤어졌을까.

주변에 오래 사귄 연인들을 보면 ‘저러다 결혼하겠지...’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헤어지는 연인들도 많다. 하긴, 오래 만났다고 결혼하면 이별하는 커플은 몇 안 될 텐데... 그들이 헤어지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다.
“처음에 만날 때는 몰랐다. 처음이니까 무조건 좋은 줄 알았고, 티격태격하다가도 다시 돌아보면 웃었으니까. 하지만 언제부턴가 그 사람과 싸우고 돌아서면 웃음이 나지 않는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맞지도 않고. 예전에 사랑한다는 이유로 다 감수하면서 만났는데 한계가 온 것 같애. 우리 그만 헤어지자.” 그렇게 헤어졌다. 그 선배커플이 헤어진 이유다. 그렇다면 과연 주변에 처음부터 잘 맞는 커플은 몇이나 될까. 아마 찾아보기 힘들지도 모른다. 왜냐, 사랑은 서로 맞춰가는 거니까.
오래 사귄 연인들은 보통 결혼을 생각한다. 아무래도 그 동안 만난 시간도 있고 서로에게 보인 정성도 있으니, 그만한 사람 다시 못 만날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가 아닐까. 오랜 연인들이 만나는 과정에 있어 꼭 필수 코스가 하나 있다. 바로 서로의 부모님께 인사드리기. 결혼 때문이기도 하지만 오래 만나온 시간을 되돌아보는 중간점검이랄까. 당연히 OK하실 거라 생각했는데 느닷없이 찾아온 반대 속에서 견뎌낼 연인이 몇이나 될까.
오래 만나면 흔히 찾아오는 권태기. 그 이름도 참 지루하고 지긋지긋하다. 권태기 없이 잘 지내는 커플도 있지만 대부분의 커플들은 권태기를 맞는다. 권태기가 오면 무조건 헤어질까. 그것도 아니다. 얼마나 잘 극복하느냐에 따라서 이별이 오고 간다. 무사히 넘긴 연인들은 장수하는 것이고, 그렇지 못한 연인들은 100% 헤어진다. 괜히 다 귀찮아지고 그 사람이 하는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혹, 그 사람이 나를 귀찮은 듯 대하거나 스킨십이 눈에 띄게 줄었다면 권태기를 의심해 봐야 한다.
서로 다른 부모님 밑에서 나고 자랐는데 환경이 다른 것은 당연하다. 누가 잘 살고 못살고 를 떠나, 누가 더 많이 배우고 덜 배우고를 떠나 다른 환경의 남녀가 만나 사랑하는 것이 현실이다. 예전에는 그랬다. 이왕이면 비슷한 환경의 사람끼리 만나는 것이 편하다고. 틀린 말은 아니지만 사람의 인연이라는 것이 맘대로 되지 않으니. 상황이 어떻든지 서로 환경이 틀리다고 탓할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르니까 맞춰가는 것도 사랑이 아닐까. 무작정 환경 탓으로 이별을 말하기에는 섣부른 감이 있다.
 
많은 연인들이 만나고 헤어지고를 반복한다. 그 과정에서 결실을 맺은 연인들도 물론 있다. 오래된 연인과 헤어지고 싶을 때, 처음 만나 사랑했던 순간을 떠올려보자. 그때는 아마 이유 없이 그 사람이 좋았을 것이다. 만약에 헤어지더라도 그 이유가 그 사람이 되지 않길 바란다.

posted by 포크다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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