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좋아해 2009. 11. 8. 12:23

어느 새 가을이 성큼 와버린 것처럼 기온이 뚝 떨어졌다.
모처럼 나들이 기분을 내고 싶었던 지라 날씨 걱정을 하긴 했지만 다행히 날씨는 너무도 퍼펙트!
하늘은 더 맑고 더 높다.

자동차를 타고 자유로를 미끄러지듯 달리면서 이미 몸과 마음은 해방감을 맛봤다.
느긋하게 떠다니는 구름과 파란 하늘 그리고 바람에 기분 좋은 햇살까지.
감성을 풍요롭게 하는 문화생활과 자연과 교감하는 휴식을 취하기 위해 서울에서 떠나는 헤이리로의 산책은
50여분 동안의 드라이브에서부터 시작한다.
 
헤이리
1994년부터 구상, 1997년 발족된 헤이리는 다양한 문화예술이 소통하는 문화예술마을이다.
15만평에 작가, 미술인, 영화인, 건축가, 음악가 등 370여명의 예술인들이 회원으로 참여해
집과 작업실, 미술관, 박물관, 갤러리 등 문화예술공간을 조성하고 있어
어디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한 체험을 유도한다.

예술가들의 최대한의 창작활동을 완벽하게 뒷받침해주는 이 곳의 환경은
일반인들이 함께해 자연과 함께 교류할 수 있다는 데에도 큰 의미를 가진다.
헤이리의 작가뿐만 아니라 국내외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의 작품이 기획 또는 상설 전시되고
음악·연극·무용, 전통예술 등의 무대예술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을 접할 수 있는 곳이다.
연중 다양한 문화예술축제가 열리는 이곳은 통합적인 문화예술공간을 지향하면서
휴식과 감성을 동시에 채우고 싶은 도시인들에게 꼭 필요한 공간으로 계속 진화하고 있다.
 
헤이리의 오전과 오후의 다른 풍경
헤이리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11시경. 주말이라 사람이 붐빌 것을 걱정해
미리미리 둘러 보고 싶은 마음에 서둘러 헤이리에 도착했다.
오전이라 그런지 사람이 많지 않았고 건물들만 모여있는 느낌에 조금은 낯설었다.
투어를 안내해주는 곳이 따로 없고 안내지도도 설치되어 있지 않아서
어디서부터 어떻게 둘러 보면 좋은지 대략 난감. 하지만 곧 작은 미니 버스가 눈에 띄었다.
한 사람당 오천원을 내면 미니버스 운전사가 헤이리를 돌면서 공간에 대한 설명을 해주는 가이드 버스였던 것.
 
넓은 지역이라 그냥 걸어서 둘러보기엔 벅찬 곳이니 미니버스를 이용해 투어를 해도 좋을 듯 하다.
미리 지도를 프린트해 와서 들고 다니는 사람들도 있지만 갤러리나 전시관에 들러 요청하면
컬러로 인쇄된 헤이리 지도를 받을 수 있다.

아침을 먹지 않고 나선 길이라 허기진 배부터 채워야 했지만 레스토랑을 찾는 게 쉽지 않았다.
간판이 익숙하게 달려있는 도시환경과는 전혀 다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호젓하게 서있는 건물들은 아직 문을 열지 않은 곳들도 꽤 있었다.

이른 시간에 문을 연 레스토랑은 유나(031-946-7220).
밥 종류와 면 종류의 퓨전음식을 주로 내오는데 맛은 가격에 비해 보통수준.
자연을 나지막이 가까이 느낄 수 있는 낮은 테라스가 인상적인 곳이다.
헤이리에서 만족스러운 식사를 하려면 사전에 레스토랑 리스트를 준비 해 오는 것이 좋다
(http://www.heyri.net/contents/people/restaurant.asp).

그리고 사전에 보고 싶은 전시나 관심 있는 갤러리를 중심으로 동선을 계획해 와서
원하는 곳을 몇 군데 둘러보고 여유롭게 휴식을 취하는 것이 과도하게 이동을 계획하는 것보다 바람직하다.

1시가 조금 넘자 몰라보게 차들이 빽빽하게 들어선 것이 보인다.
연인들에서부터 견학을 나온 선생님과 어린이들의 행렬, 할머니와 엄마 아빠를 대동한 어린 학생들부터
혼자 여유롭게 거니는 사람들까지 오전의 풍경과는 몰라보게 달라진 헤이리는 금새 활력을 되찾아
생동하는 분위기를 자아냈다.
 
헤이리는 크게 어린이들 포함한 가족들의 활기찬 분위기의 ‘딸기가 좋아’, ‘집에 안갈래’, ‘쌈지 미술창고’를 중심으로 한 토이박물관이나 화폐박물관, 장난감 박물관이 운집해 있는 곳과
조금은 조용하고 여유로운 시간과 공간을 누릴 수 있는 곳으로 나뉜다.
다양한 행사와 판매점이 위치한 곳에서 벗어나면 다시 한적한 갤러리나 전시관을 둘러볼 수 있다.

헤이리 레스토랑 리스트 및 전화번호
도도헌 031-942-0918, 딸기가 좋아 031-946-9018, 북하우스 031-949-9303, 식물감각 031-957-3123
아티누스 031-948-6225, 진아트 031-946-3478, 크레타 031-948-6001, 해비타트 031-942-5389
유나 031-946-7220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친환경 건축물
승효상, 조성룡, 조민석, 최문규 등을 비롯해 Stanley Saitowitz, Laurent Salomon, Hiroshi Innami 등

실력 있는 국내외 건축가들이 대거 참여한 건축물들을 감상하는 것은 헤이리를 찾는 주 이유기도 하다.

다양한 컨셉을 가지고 독립적으로 세워진 건축물들이 모여 있는 이곳은 건축박물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곳의 모든 건축물들은 모두 3층 이하로 지어진 게 특징이다.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소통이 가능하면서도 인간위주의 휴먼스케일이 느껴지는 디자인이라고 볼 수 있다.

대부분의 건축물들이 모던하고 미니멀 한 게 특징이다. 색다른 소재를 사용해서 재질과 색이 주는 차이를

느낄 수 있게 디자인하거나 공간과 공간의 나뉨과 연결을 동선을 고려해 역동적인 느낌을 유도한 곳들도 눈에 띈다.

갤리러나 전시관 같은 경우는 그 건축물의 정체성이 확실하게 느껴지는 디자인의 설치물들도

건물과 조화를 이뤄 보는 재미를 더한다.

곳곳에 무심하게 흩어져 있는 조형적인 예술작품들도 자연과 어우러져 산책에 즐거움을 더한다.

UV House(031-947-5958)앞에 설치 된 철사를 이용해 만든 거대한 꽃이나

유나(031-946-7220) 뒷 마당에 세워져 있는 도자 조형물들

테디베어 전시관에 배치되어 있는 테디베어 비너스 동상

아트팩토리(031-957-1054) 옆에 자리하고 있는 나무로 만든 거대한 의자 등이 그것들이다.

무엇보다 나무와 자연하천을 있는 그대로 느끼고 접할 수 있도록 건물을 배치해 자연친화적이고

건물 주변에는 늘 풀과 꽃 나무가 자라난다는 것이 이 곳을 더욱 특별하게 하는 또 하나의 이유다.

 

아트숍과 마켓
다양한 갤러리와 전시관들이 눈에 띄지만 헤이리 같은 문화예술의 복합적인 공간에 가면

나만의 아트상품을 사고 싶어진다.

다양한 예술 소품에서부터 인테리어 소품이나 가구, 아이디어 상품들이 다양하다.

버터플라이 하우스에서는 손수 염색을 하거나 색을 입히는 창작과정을 통해

나만의 가방이나 티셔츠 등을 만드는 체험을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다.

 

그 밖의 아트샵에서는 갤러리 테마별로 상품이 진열되어 있고 대중적인 팬시 제품이나 아트북 등을 판매하기도 한다. 쌈지가 대단위로 형성해 놓은 ‘집에안갈래’ 건물의 지하에는 아트숍과는 거리가 멀지만

반가운 이케아 오프라인 매장이 자리잡고 있다.

국내에선 좀처럼 창고형의 대형 오프라인 매장을 만나기 힘든 이케아가 작은 소품에서부터

주방용품, 인테리어 소품, 가구까지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다.

테마 별로 인테리어에 따라 가구를 배치해 놓아서 조립된 제품을 직접 만져보고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젊은이들 중심으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이 브랜드는 헤이리에서 가족단위의 관광객들에게 더 인기다.

 

재미있는 발상과 심플한 디자인의 저렴한 가구에 흥미를 가지는 나이 지긋한 분들도 눈에 많이 띈다.

이케아 매장에 들어서자 아웃렛 매장에라도 온 것 같은 느낌에 살짝 쇼핑으로 정신을 빼앗길 수도 있다.

하지만 문화적 감성을 충전한 후에 쇼핑으로 좋은 물건을 사는 것도 기분 좋은 일.

헤이리 아트샵 리스트 및 전화번호
고막원 031-941-0340, 물고기나무 031-942-5389, 아트리움 031-8071-0177, 아트팩토리 031-957-1054

유나 031-946-7220, 이정규장신구 031-949-3603, 청개구리 031-949-9522, 한향림 갤러리 031-948-1001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세련된 공간 두 곳
식사와 휴식, 건축물을 둘러 본 후에 하고 싶었던 것은 다양한 디자인 서적을 보는 것.

외국서적을 비롯해 다양한 잡지를 보는 것이 취미인지라 갤러리 보다는 서점에 관심이 갔다.

헤이리에도 책을 읽으며 차를 마시며 휴식할 수 있는 북카페(북카페 반디 031-948-7952)나 서점이 몇 군 데 있다.

매거진하우스(031-949-9701)에 가면 다양한 분야별로 분류해 놓은 외국 잡지들을 살 수 있다.

시중 서점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잡지들까지 두루 갖추어 놓고 있다.

건물의 이층에는 건축과 관련된 전문 해외서적이 삼층에는 까페가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찾은 곳이 북하우스. 매거진 하우스가 가족들이 찾기에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면

북하우스는 조금은 더 세련된 공간의 조용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책을 마음 껏 보고 난 후에 피곤해진 몸을 다시 쉬게 하고 충전하고 싶다면 음악공간 카메라타에 꼭 가볼 일이다.

보통 카페에서는 느낄 수 없는 확실한 컨셉이 있기 때문.


세련된 지식창고, 북하우스
아방가르드 하면서도 제일 기본적인 라인만을 살려 디자인 된 건물 안에 들어서면 높은 층고에

양쪽으로 진열된 책들과 사진들이 눈에 띄고 아래쪽으로 향하는 계단으로 내려가면

Foresta (031-949-9303 / www.heyribookhouse.co.kr)라는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이 나온다.

독특한 동선을 유도하는 이 곳의 내부 공간은 깊은 공간으로 이동하는 재미를 주면서 특별한 분위기를 체험하게 한다.

 

신선한 재료를 바탕으로 한 그릴 요리와 와인을 넓고 높은 창을 내다보며 자연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스파게티나 리조토, 샐러드, 스테이크 등 다양한 요리가 준비되어 있다.

건물내부의 오른쪽에는 서점이 자리하고 있는데 작은 입구로 들어가면 좁고 깊은 그러면서도 길게 나있는

역동적인 동선을 따라 진열된 책들을 볼 수 있다.

책이 진열된 방식이 특이해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동

선을 따라 자연스럽게 길을 오르다 보면 마지막에 탁 트인 플랫한 공간으로 이어지고

바깥의 뷰를 즐길 수 있는 William Morris(www.heyribookhouse.co.kr )라는 옥외 테라스 카페에서

여유있는 시간을 즐길 수 있다.

 

다양한 서적을 보유하고 있는 북하우스 서점은 Tachen이나 Paidon에서 출판된 다양한 외국 서적에서부터

다양한 장르의 국내서적을 두루 살펴볼 수 있다.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디자인 상품이나 팬시 제품도 같이 둘러보고 구입할 수 있게 했다.

출판사 별로 10%에서 많게는 30% 싸게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 곳에서만 볼 수 있는 희귀한 서적은 눈에 띄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대형서점에서 접할 수 있는 책들로 구성되어 있다.

통합적인 문화공간으로 손색이 없다.

031-949-9305 / www.heyribookhouse.co.kr


쉼과 여유, 음악이 어우러진 아날로그 공간, 카메라타
워낙 눈에 띄는 건축물들이 모여있는 곳이지만 이곳의 건물을 지나치다 보면

이곳이 어떤 공간인가를 기웃거리게 된다.

전혀 오픈 되지 않아 무엇을 하는 곳인지 전혀 짐작할 수 없는 이곳은 굳게 닫혀 있는 철문 너머로

희미하게 유혹적인 음악소리만 들려올 뿐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고 사람들로 하여금 궁금증을 갖게 하는

신비하면서도 도도한 매력을 지닌 곳이다.

문에는 ‘카메라타 음악실’이라는 작은 글씨와 함께 ‘Open’이라는 글씨가 분필로 적혀있다.

문 오른쪽에 있는 벽에는 분필로 공간에 대한 설명을 쭉 써놓은 것이 재미있다.

음악을 위한 공간이니만큼 낮은 소리로 대화해 달라는 정중한 문구에 무선인터넷까지 된다는 반가운 문구까지!

 헤이리를 산책하다 지치면 마지막 코스로 들러 편히 음악을 들으며 쉬어가겠다고 다짐을 했던 곳이다.

계획대로 마지막 코스로 이 공간에 들어섰을 땐 높은 층고에서 느껴지는 웅장함과 함께

아날로그적 기기들과 거대한 스피커가 배치된 공간이 주는 특별함이 있었다.

풍부한 사운드의 감동이 휴식 이상의 것을 가져다 준다.

클래식의 웅장한 사운드를 감상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라고 할 수 있다.

연주가 끝나면 박수를 치고 싶을 만큼 음악회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난다.

 

풍성한 음악의 한 가운데 햇살에 떨어지는 자리에서 잠시 눈을 부치고 낮잠을 자는 기분 역시 최고!

심플한 인테리어로 꾸며진 이곳은 한 사람당 만원을 선불로 내고 음료를 고른 후에 준비되면

음료와 머핀을 카운터에서 직접 받아온다.

 

독서삼매경에 빠진 연인부터 나지막이 대화하며 서로에 대해 말하고 있는 맞선 커플

책을 한 보따리 사가지고 들어와 읽는 조용하고 멋스러운 가족들과 오랜만에 만남을 가지는 중년 등이

테이블을 채우고 있다.

무엇보다 음악을 들으러 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만큼 모두들 조용조용히 얘기를 하거나

거의 같은 관심사를 보거나 음악을 같이 감상하는 분위기다.

031-957-3369

교통편 : 합정역 1번, 2번 출구에서 200번 버스가 헤이리로 20~3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200번(좌석버스) : 파주시 맥금동 - 영어마을 - 헤이리 - 파주출판단지 - 대화역 - 백석역 합정역 (25분 간격 운행) 1-2, 1-3(마을버스) : 금촌역 - 파주경찰서 - 파주시 맥금동 - 영어마을 - 헤이리-

                                  파주경찰서 금촌역 (40분~1시간 간격 운행)

900번(시내버스) : 파주시 맥금동 - 헤이리 인근 영어마을 입구 금촌역 - 금촌로터리 - 대화역 주엽역

                            * 영어마을 쪽에서 도보 10분 소요 (15분 간격 운행)

주소 및 전화번호 :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 (413-700) /
031-946-8551~3 / http://www.heyri.net/

posted by 포크다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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