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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3. 11. 11:01
[김재열 사장]파격 승진 이유,이건희 삼성 회장의 둘째 사위인 김재열 제일모직 사장
김재열 제일모직 사장 |
재계 일각에서는 김재열 사장의 초고속 승진을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과 이부진 호텔신라.에버랜드 사장의 역학관계 부산물로 해석하고 있다. 이재용 사장과 이부진 사장은 지난해 말 ‘2011년 사장단 및 임원 인사’에서 각각 부사장과 전무에서 사장으로 동반 승진했다. 특히 이부진 사장은 부사장을 거치지 않고 바로 사장으로 승진해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삼성 임원들 사이에서는 오빠인 이재용 사장보다 이부진 사장의 경영능력을 한 수 위로 평가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왔고, 심지어 이건희 회장이 후계자를 딸로 결정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 힘들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삼성그룹은 지난 2일 “1일자로 김재열 제일모직 경영기획담당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삼성그룹 임원 인사에서 아내인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과 함께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부부 동반 승진해 화제를 모은 김재열 사장은 이로써 겨우 세 달만에 다시 사장으로 승진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또한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남편인 정재은 신세계 명예회장이 삼성전자 사장을 지낸 이래로 삼성家 사위 중에서는 두 번째로 사장 자리에 올랐다.
당시 이인용 삼성그룹 커뮤니케이션팀 부사장은 “현재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 직무대행인 김재열 제일모직 부사장이 지난달 20일 빙상연맹 회장 후보에 단독 입후보했다”면서 “재계 출신의 다른 체육 단체장은 모두 사장급 이상으로 선임됐던 점을 감안, 빙상연맹에 대우 예우 차원에서 후보로써의 격을 맞추고자 김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인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재계 일각의 해석은 다르다. 삼성그룹이 언제부터 체육단체에 대한 예우를 차렸냐는 지적인 것. 삼성그룹의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체육단체 회장직의 격을 맞추기 위한 인사라는 것은 표면적인 이유”라며 “실질적인 이유는 김재열 사장을 부각시켜 차녀인 이서현씨 내외에게 힘을 실어줌으로써 장녀 이부진 사장을 간접적으로 견제, 이부진 사장이 삼성그룹 후계자인 이재용 사장보다 높이 평가받는 듯한 분위기를 반전시키겠다는 의도”라는 견해를 내놓았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삼성가 사위들의 미래의 명암이 뚜렷해졌다”면서 “맏사위인 임우재 삼성전기 전무 대신 둘째 사위인 김재열 사장을 이재용 사장의 오른 팔로 키우겠다는 이건희 회장의 의지”라고 분석했다. 이건희 회장은 지난달 중순 평창동계올림픽 후보지 현장실사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IOC조사평가단을 맞이하는데 이재용 사장과 김재열 사장-이서현 부사장 부부를 대동했다. 이재용 사장과 김재열 사장은 청운중학교 동기동창으로, 김재열 사장과 동생 이서현 부사장의 만남은 이재용 사장이 주선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부진 사장의 남편인 임우재 전무는 지난해 말 삼성그룹 인사에서 삼성가 삼남매와 김재열 사장이 모두 사장급으로 승진한데 반해 홀로 승진에서 제외됐다. 3개월만 전만 해도 같은 직급에 있던 동갑내기 손아래 동서가 자신보다 두 단계 위인 사장으로 승진하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
재계는 결국 임우재 전무가 김재열 사장과의 신분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도태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삼성물산 평사원 출신인 임우재 전무와 故 김병관 동아일보 명예회장의 차남인 김재열 사장은 애초부터 체급이 달랐다는 것이다. 이른바 로얄패밀리 간 결합의 실례를 보여준 김재열-이서현 ‘파워 커플’과는 달리 임우재 전무는 삼성가의 거센 반대를 간신히 이겨내고 이부진 사장과의 결혼에 골인한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김재열 사장과 임우재 전무의 격차가 벌어지게 되면 이부진 사장의 위상에는 당연히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재용 사장의 경영 파트너로는 승부욕이 강하고 독자적인 경영에 익숙한 이부진 사장과 소탈한 성격으로 알려진 임우재 전무는 어울리지 않는다”면서 “아무래도 삼성가에서는 명문가의 자제로 美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에서 MBA 과정을 마친 유학파 인재이며 업무 처리가 뛰어나다는 평을 듣고 있는 김재열 사장이 적임자”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어찌됐든 김재열 사장의 파격 인사는 이재용 사장에게는 플러스이지만 이부진 사장에게 마이너스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