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좋아해'에 해당되는 글 38건
- 2008.03.15 :: 프로 여행가 9인의 내 배낭 속 필수품
- 2008.02.12 :: 내 인생을 바꿔놓은 여행지 20 (1)
- 2008.02.12 :: 내 인생을 바꿔놓은 여행지 20 (2)
- 2008.02.12 :: 두여자의 방콕 여행기_④마사지와 호텔
- 2008.02.12 :: 두여자의 방콕 여행기_③방콕의 맛 먹거리
프로 여행가 9인의 내 배낭 속 필수품 |
① 비행기 좌석에 놓인 멀미 봉투 여행 중 덜 마른 빨랫감을 이 안에 넣으면 방수도 되고, 입구를 접을 수도 있어 편하다.
② 지퍼백 끼니마다 매번 사먹으려면 부담스러운, 주머니가 가벼운 여행자에게 남은 음식을 싸가지고 갈 지퍼백이 큰 도움이 된다. 여행 경비가 반으로 줄어든다.
③ 수영복 겨울에 여행을 떠나는 경우라도 의외로 온천이나 수영장이 있는 호텔이 많아 유용하다. 더운 나라에선 잠옷 대신 활용도 가능.
이정현 (‘월드 컴’ 대표)
① 가스총 여성이기에 안전을 고려해서 갖고 다닌다. 길이 15cm의 이 가스총은 언뜻 보면 화장품처럼 생겼다. 사용해본 적은 없지만 방어용으로 든든하다.
② 선크림 햇볕 알레르기 피부라 추운 곳을 가도 반드시 챙긴다.
③ 가스 활명수 차멀미와 배멀미, 과식, 소화불량, 심지어 두통에까지 만병 특효약이라 다섯 병쯤은 무거움을 감수하고 가지고 간다.
권기왕 (해외여행 작가)
① 증명·여권용 사진 현지에서 뜻하지 않게 다른 나라로 갈 경우, 비자를 신청할 때 필요하다.
② 나침반 지도와 나침반만 있으면 목적지를 쉽게 찾을 수 있다.
③ 소화제와 비상약 미국, 유럽 등에서는 의외로 소화제를 구하기가 힘들다. 밴드, 소독약, 항생제 등도 응급시 유효하다.
김형일 (‘동남아 100배 즐기기’ 저자)
주머니칼, 일기장을 포함한 필기도구, 손톱깎이, 가이드북은 기본!
노중훈 (여행 작가)
① 책 여행 중 자투리 시간을 유용하게 메우는 데는 역시 책이 최고다.
② 여분의 안경과 선글라스 종종 쓰고 있던 안경이 망가지는 경우가 있다. 선글라스 도 필수.
③ 칫솔과 치약 외국 호텔에는 타월과 비누는 있어도 칫솔이 준비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④ 만능 플러그 나라마다 전압이 다르기 때문.
함길수 (해외여행 작가)
읽고 싶은 책, 음악 CD, 고추장
오주환 (‘프라이데이’ 에디터)
① 필기도구 일기나 필요한 것은 메모를….
② 나침반 지도를 보며 길을 찾을 일이 많다. 그럴 때 나침반이 없으면 고생하기 쉽다.
③ 책 기차나 버스를 기다릴 때 책이 있으면 지루한 시간을 잘 보낼 수 있다.
송일봉 (여행작가)
① 토마스쿡 타임테이블 기차 여행을 하려면 반드시 필요한 시각표이므로.
② 예비용 안경
③ 미니 손전등 야간에 이동할 경우 배차 시각표 등을 확인할 때 큰 도움이 된다.
유재우 (‘세계를 간다, 일본편’ 필자)
① 귀이개 할 일 없을 때 확실한 놀이기구. 일본을 제외하고는 정말 구하기 힘든 물건이다.
② 국가별 콜렉트 콜 전화번호 목록 외롭고 심심할 때 친구들에게 전화 한 통씩 걸어주면 서로 즐거워(?)진다.
③ 이태리 타월 묵은 때를 시원하게 벗겨버릴 수 있는 대한민국 특산품(선물로도 강추)!
내 인생을 바꿔놓은 여행지 20 | ||
중세의 신학자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세계는 한 권의 책이다. 여행하지 않는 자는 단지 그 책의 한 페이지만을 읽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19세기 미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지성이자 여류 평론가인 풀러는 “바보는 방황하고, 현명한 사람은 여행을 떠난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그리고 2007년 7월, <럭셔리> 여행 특집에 등장한 20인은 이런 말을 남겼다. “여행은 나 자신과 인생을 바꿔놓은,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시공時空”이라고. 그들이 만나고 온 여행지가 왜 특별한지, 각자 가슴속에 품고 있던 가슴 벅찬 이야기를 자신이 직접 찍은 아름다운 사진과 함께 풀어놓았다. | ||
사진은 여행작가 김영주가 찍은 토스카나. 히바는 두 개의 성곽으로 이루어졌는데 디샨칼라라는 외벽이 있고, 그 안에 이찬칼라라는 내성이 있다. 한적한 이찬칼라의 성벽을 따라 서서히 걸으며 분주한 일상을 잊곤 했다고. 더욱이 밤이 되면 미나레트마다 아름다운 조명으로 도시 전체가 예술품이 된다. KHIBA 1.화가 강소영 여성의 욕망을 버리고 찬란한 자연의 색을 그리게 된 히바 “초창기에는 구두나 주얼리, 백과 같은 액세서리를 오브제로 사용해 여성의 욕망을 작품에 담았어요. 그런데 우즈베키스탄을 여행한 후에는 자연의 에너지를 화폭에 담고 있죠. 여행길에서 알게 된 고려인 화가가 적극 추천해 떠난 곳인데 처음 발을 딛는데도 본향本鄕같이 느껴지더라고요.” 그녀의 예술혼을 뒤흔든 곳은 우즈베키스탄 서남부에 위치한 히바. 히바는 오아시스에 지은 성곽 도시로 유적 50여 곳과 250여채의 집이 있다. 무엇보다도 이곳에 머무른 2주 동안 그녀에게 큰 감명을 준 건 곳곳에서 볼 수 있는 화려한 색감이다. “건조한 모래땅 위에 흙으로 지은 도시인지라 주위가 온통 흙빛이에요. 그래서인지 패브릭, 목공예품 등은 컬러가 매우 찬란해요. 강렬한 원색으로 척박한 삶을 아름답게 채색하려는 듯이 말이죠. 이곳에서 구입한 스카프를 스튜디오 한 벽에 휘장처럼 걸어두었는데 볼 때마다 강렬한 색채가 제게 영감을 줘요.” 그 후 그녀는 작품에 찬란한 색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자연의 에너지를 화려한 색채로 표현해내는 것이다. “이 여행에서 잊을 수 없는 또 다른 추억은 사막에서 보낸 시간이에요. 히바는 ‘검은 모래’라는 의미의 카라쿰 사막과 ‘붉은 모래’라는 키질쿰 사막으로 둘러싸여 있어요. 사막 한가운데에 천막 형태로 지은 이동식 가옥 율타yarta에서 3일 정도 머물렀죠. 사막에 밤이 찾아오자 무수한 별이 머리 위로 쏟아지는데 마치 별들이 다가와 말을 건네는 듯한 느낌이었어요. 자연이 내뿜는 뜨거운 에너지가 제 온몸으로 흡수되는 느낌. 지금도 그 당시를 생각하면 가슴이 벅차요. 이 여행을 통해 자연만큼 아름답고 경건한 예술은 없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스스로 자연주의 작가라고 칭하는 강소영. 그녀는 오늘도 풍경화를 그린다. 자연과 더불어 내면의 풍경화를. MILANO 2 치오앤파트너스 김치호 대표 사람이 인테리어에 우선해야 한다는 깨달음, 밀라노 치호앤파트너스의 대표이자 대학교수로 종횡무진 명성을 떨치고 있는 김치호 대표. 그에게 밀라노가 특별한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실내 건축을 전공한 그가 유학을 결심했을 무렵, 밀라노는 유학생들 사이에서 불모지로 불렸을 만큼 인지도가 낮은 도시였다. 하지만 당시 관심을 갖고 있던 가구 분야의 디자인으로 꽤나 유명한 도시가 밀라노라는 사실에 주저 없이 유학을 떠났다. 그가 말하는 밀라노의 매력은‘무브먼트’란다. 디자인, 패션, 아트 등과 관련된 행사와 전시가 365일 끊이지 않고, 계절별로 볼거리가 풍성하며, 사람들의 움직임 자체가 예술의 한 분야로 다가오는 곳이기 때문이다. “두오모 성당이 상징하는것은 비단 놀라운 건축 기술과 조형미만은 아닙니다. 60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완성도 높게 지으려 했던 그들의 책임감이야말로 밀라노 디자인의 표본이라고 볼 수 있죠. 특히 산업적으로 밀라노 디자인은 완성도가 매우 높습니다. 마감재, 조명, 동선 등을 세심하게 고려하고 선택하죠. 거기다 유머러스한 멋까지 있어요. 마치 놀이를 하듯 아이디어를 풀어내는 이탈리아인의 방식 그리고 그 안에 숨겨진 디자인의 본질적인 가치를 몰랐을 테니까요.” 멋있는 겉모양, 다소 심각한 형태 등 어린 시절 그가 좋은 디자인이라고 생각한 것들은 모두 밀라노를 통해 깨지고 다듬어졌다. 심각한 것보다는 즐겁고 유쾌한 디자인, 그리고 인간과의 커뮤니케이션 속에 존재하는 디자인의 본질을 밀라노에서 깨달은 것이다. 지금도 그는 자신이 만든 공간에 머무르게 될 사람을 상상하며 인테리어 디자인을 한다. 사람들의 삶 자체를 가장 먼저 생각하는 디자이너가 되고자 하기 때문이다. 공간과 사람 사이의 조화를 꾀하고 완성도 높은 디자인을 만들어내는 것, 그가 지금 하는 일이자 밀라노가 그에게 가르쳐준 것이다. 1 패션을 이야기하고 공간의 미학을 토론하며 술을 즐기던 단골 바는 지금도 밀라노에 갈 때마다 들르는 곳. 조나 브레라Zona Brera에서 비아 가리발디Via Garibaldi를 연결하는 동네풍경은 김 대표가 밀라노에서 특히 좋아하는 지역 중 하나라고. 유럽의 귀족과 부호들이 즐겨 찾는다는 그란 바이아 델 두케 리조트는 스페인이라고는 하나 모로코에 더 가까워 이슬람 건축 양식을 엿볼 수 있다. 크루즈를 타고 그 근처 바다로 조금만 나가면 돌고래도 쉽게 볼 수 있다. 리조트에서는 저녁마다 흥겨운 파티가 열린다. TENERIFE 3 김현주갤러리 김현주 관장 알아보는 이 하나 없는 테너리프의 완전한 자유와 호사 “엄마, 저 돌고래 좀 봐. 돌고래가 같이 헤엄치고 있어.” 딸아이의 격앙된 목소리에서 김현주갤러리의 관장 김현주는 달콤한 행복을 맛봤다. 바쁜 일상 속에서 가족과 많은 시간을 함께하지 못한 미안함을 조금이라도 덜고자 가족 여행을 계획했다. 여행지는 스페인의 카나리아 제도.“아름다운 섬들로 이루어진 카나리아 제도에서 유럽의 부호가 많이 찾는 다른 고급 휴양지인 테너리프로 향했어요. 그곳의 그란 바이아 델 두케 리조트Gran Bahia Del Duque Resort에서 일주일가량 머물며 단란한 시간을 보냈죠. 낮에는 골프를 즐기거나 크루즈를 타고, 주변의 화산 지대를 관광하며 시간을 보냈어요. 저녁에는 갈라 디너와 가면 무도회에 참석했고요.” 그곳에서는 길을 걷다 한국인과 어깨를 부딪칠 확률이 거의 제로에 가깝다. 그래서 ‘남들이 가보지 않은 미지의 곳’이라는 수식어가 여행의 즐거움을 배가시켰던 것. “남편과 아이, 우리 가족을 제외한 모든 시간이 정지된 것만 같았어요. 한국인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곳이어서 그랬을까요? 유독 가족이라는 공동체 의식 속에서 서로 하나가 된 것 같아요. 럭셔리한 삶? 경제적인 요건만으로는 되는 게 아니잖아요. 사랑하는 가족, 그리고 그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 그 두 요소가 더 가치 있는 거 아닐까요?” 평범한 듯 보이지만 삶의 의미를 다시 정의하게 한 결코 평범하지 않은 여행. 그래서 그녀는 때로 삶이 고단할 때 가족과 함께 여행 갈 것을 권한다. 그곳에서 찾은 행복이란 단어가 당신의 삶을 180도 변화시킬 것이라고. 여행을 떠나는 계기도 가지각색.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는 권기왕에게 한 편의 소설이 안내한 타리파 여정은 더욱 특별하고 신선한 자극이 된 듯하다. TARIFA 4 여행 칼럼니스트 권기왕 처음으로 한 편의 소설처럼 이어진 여행, 타리파 그에게 여행은 전부다. 아니, 조금 더 살을 보태서 이야기하자면 그의 업業이자 삶이다. 십수 년 동안 여행 칼럼니스트로 세계 5대륙을 여행한 발 넓은 그는 “그저 가고 싶은 곳을 두루 다녔을 뿐”이라고 단조롭게 답한다. 여행을 지적 호기심의 발로發露라고 정의하는 그에게 세상의 모든 낯선 곳은 미지의 신세계가 아닐까. 다양한 곳을 찾아다니는 그이지만 언젠가 가슴속이 뻥 뚫린 것 같은 공허감을 주체하지 못하던 때가 있다. 그 마음을 충만하게 해준 여행지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한다는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의 조그만 항구 마을 타리파다. 타리파는 스페인의 최남단에 위치하며, 지브롤터 해협을 사이에 두고 아프리카 모로코와 마주하고 있다. 언덕 위에 서면 바다 건너 아프리카 대륙이 수평선 앞으로 보이며, 눈부시게 아름다운 백색 마을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연금술사>의 무대가 된 곳이기도 하다. “차를 렌트해서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두 달 동안 여행한 적이 있는데, 당시 안달루시아의 해안을 따라 여행하다가 타리파에 들렀죠. 주인공 산티아고가 꿈을 좇아 아프리카 대륙으로 떠나갔듯 저 역시 자성磁性에 이끌린 것처럼 타리파를 거쳐 모로코로 그리고 이집트까지 건너갔습니다. 아마 작가 코엘류도 자신의 여행 경험을 바탕으로 소설을 썼겠죠.”파울로 코엘류와 <연금술사>와 산티아고의 여정. 타리파는 한 여행 칼럼니스트에게 문학적인 상상력과 여행 칼럼의 한계를 뛰어넘는 감성적 충격을 안겨주었다. 그 후로 그의 글이 훨씬 더 탄탄한 깊이를 지니게 되지 않았을까. 여행이 운명이 되어버린 그의 상상력과 사고의 깊이를 몰라보게 성숙시켜준 타리파는 백색의 마을, 광활한 대지, 눈부신 스페인의 태양만으로도 평생 잊지 못할 감동을 준 곳이다. SICILIA 5 와인 칼럼니스트 김혁 와인과 대화한 짜릿한 경험, 시칠리아 와인 종주국에서 예술을 공부하던 그는 자연스레 와인과 접하게 되었고, 외딴와이너리를 시작으로 오직 와인을 찾아 떠나는 여정에 올랐다. 오래된 와인일수록 부드럽고 풍요로운 맛을 내듯 와인을 찾아 떠나는 그의 여정도 와인과 함께 성장하는 듯했다. 와이너리에서 와인을 마신 후 와인이 탄생한 지역을 지질학적으로 분석하고, 그 지역의 역사와 문화에 근거해 그만의 데이터로 만드는 과정을 반복했다. 하지만 몇 달 전 찾은 시칠리아에서는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내가 왜 이렇게 치열하게 살아야 했는지, 삶을 근원적으로 되돌아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고 한다. “이탈리아 와인에 대한 원고를 어느 정도 마감한후 마지막으로 디저트 와인을 정리하기 위해 시칠리아 섬을 찾았죠. 당도가 높은 화이트 와인 포도 품종인 무스카데Muscadet로 둘러싸인 작은 마을에서 그동안 책을 통해 얻은 지식을 온몸으로 체험했습니다. 특히 옛날 아랍인들이 모여 살았던 ‘다모아’에 며칠 묵으며 아직 때 묻지 않은 자연의 정기를 듬뿍 받아 왔어요.” 오래된 빈티지 와인일수록 더욱 품위 있고 진한 풍미를 간직하고 있는 것처럼 와인을 따라 떠난 여행도 스스로 성숙해지는 과정을 거치며 그에게 자신과 대화하는 뜻 깊은 시간을 선물했다. VENEZIA 6 글래스 월드 황병운 이사 무라노 글라스를 만나 인생의 제2막이 열린 베네치아 글래스 월드의 황병운 이사는 다소 이단아적인(?) 행정학도였던 것 같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고, 남들이 뭐라든 자신만의 미적 감각에 사로잡혀 평범하지 않은 패션도 무난히 소화해내고, 게다가 알록달록한 색감과 잘록한 디자인을 유독 좋아했다고 하니 말이다. 그는 첫 직장으로 선택한 건설 회사가 IMF의 여파로 흔들리기 시작하자 초조함을 달래기 위해 유럽 배낭여행을 선택했다. “여행 책자를 가이드 삼아 베네치아를 거쳐 스위스로 가는 일정을 잡았죠. 그때의 선택이 지금의 저를 있게 한 초석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20일간의 유럽 여행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왔을 때, 그의 머릿속에 가장 인상 깊게 남은 것은 두오모 성당도 버킹엄 궁전도 아닌 화려한 빛깔을 뽐내던 베네치아의 무라노 글라스였다. “한국에 돌아온 후 한동안 고민에 빠졌죠. 무라노 글라스에 인생을 걸어도 될지 확신할 수 없었으니까요. 그러다 결국 2002년 2월 무라노 글라스만 전문으로 수입 판매하는 글래스 월드를 시작했습니다. 무라노 글라스를 안 이후로 10여 차례 더 베네치아에 다녀왔고, 6년 동안 베네치아와 무라노 글라스를 공부하고 연구했죠.” 20일의 배낭여행 기간 중 단 하루 머문 베네치아. 그곳에서 그는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경험했다. 컬러풀하고 아름다운 무라노 글라스의 매력에 빠져버린 그. 진정 베네치아 전문가이자 무라노 글라스의 한국판 아버지가 된 것이다. 원시적이면서도 그 지역 고유의 순수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아프리카의 매력은 인테리어 디자이너 최시영의 작품과 정신세계에 더없이 매혹적인 세계로 다가왔다. SOUTH AFRICA 7. 인테리어 디자이너 최시영 아프리카의 색채가 디자인에 들어오다, 남아프리카 가장 힘들 때 여행을 생각하고 가슴 아플 때 여행을 계획하며 인생이 가장 사랑스러울 때 여행을 한다는 리빙액시스 대표이자 인테리어 디자이너 최시영. “여행은 저를 바꾸는 또 다른 체험입니다. 여행을 통해 얻은 드라마틱한 체험은 제가 맡은 프로젝트에 어떤 형태로든 표현됩니다.” 인도네시아, 태국, 인도, 모로코, 스위스, 터키, 일본, 중국, 말레이시아, 프랑스, 이탈리아, 스웨덴, 독일, 호주, 이집트 등 영감을 자극하는 곳이면 어디든 떠난 그에게 일대 전환점을 가져다준 여행지는 2004년에 일주일간 여행한 남아프리카였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대륙, 아시아 다음으로 많은 인구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넓은 사하라 사막과 세계에서 가장 긴 나일 강이 흐르는 땅. “지인중에 아프리카에서 7년을 산 여행 전문가가 있습니다. 그를 앞세워 여행을 즐기는 네 명이 동행했죠. 아프리카 대륙을 식민지로 지배해온 유럽 백인들의 우월주의 잔재와 빈곤, 질병, 자연재해로 인해 잊혀진 대륙으로 전락한 비극의 땅, 그리고 그 안에 혼재된 다양한 문화와 장엄한 자연을 머릿속으로 그리면서 출발했어요.” 대자연의 품속에서 그는 인간도 자연의 일부일 뿐이라는 사실을 절감했다. “250여 년 동안 1400만 명의 노예가 북미와 남미에서 강제 노동에 시달린 슬픈 치욕의 역사를 가진 아프리카지만 옷과 스타일, 종교의식 등 이곳의 문화는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습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인 것은 사실이나 문명의 출발점인 동시에 피카소와 스필버그 등 수많은 창작인과 예술인에게 영감을 준 은혜의 땅. 최시영 역시 그곳에서 다른 여행지와는 달리 대륙이 전하는 힘과 메시지를 느꼈다. 아프리카를 여행하며 이것저것 모은 것이 어느덧 규모를 갖춘 컬렉션이 되어 그의 디자인에 중요한 모티브이자 요소로 자리 잡은 덕에 디자이너로서의 아이덴티티에도 적잖은 변화가 온 게 사실. 결국 그에게 아프리카는 신선하고도 생경한 영감의 땅이 돼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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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YORK
11. 사진작가 안웅철
사진작가로서의 새로운 여정이 시작된 뉴욕
1992년 겨울 그는 운명처럼 뉴욕과 만났다. 일주일 남짓 머물렀던 뉴욕은 그로 하여금 인생 행로에서 과감한 궤도 이탈을 하게 했다. 무거운 머리도 식히고 후배도 만날 겸 별생각 없이 찾은 뉴욕에서 디자이너였던 그가 사진작가로 변모하는 계기를 맞을 거라 상상이나 했을까. 몇 번의 뉴욕행 이후 <뉴욕 스토리>라는 제목의 생애 첫 개인전을 열고 본격적으로 사진작가의 길을 걷게 된 안웅철.“여행이 전혀 새로운 작업의 출발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뉴욕에서 전시를 위한 사진들을 완성한 후 여덟 번쯤 더 갔는데, 인생의 새로운 무대를 펼쳐준 곳이라 제겐 더욱 각별합니다.” 거리를 채운 수많은 갤러리, 최첨단을 이끄는 문화와 예술 그리고 젊은 아티스트의 주체 못할 열정이 빚어낸 작품등 그곳에서 보고 듣고 느낀 모든 것은 그의 내면으로 하나하나 체화體化됐다. “첫 전시회 후 상업 사진이 아닌 다큐멘터리 작업을 했고, 월간
리가에서 우연히 발견한 공동 주택. 은은한 컬러가 구름이 가린 하늘과 조화되어 아름다운 작품으로 완성되었다. 사진작가 김용호는 회화 같은, 그러면서 불확실성이 주는 묘한 분위기의 이 풍경 사진이 자신의 최대 걸작이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RIGA
12. 사진작가 김용호
마음을 비우고 최고의 걸작을 만들게 해준 리가
작가에게 일생일대의 역작이라 할 만한 작품을 얻은 사건보다 더 드라마틱한 사건이 있을까. “리가에서 찍은 이 사진은 제 예술의 전환점이 된 작품이에요. 작품의 변화가 바로 제 인생의 변화이기도 하니까요. 제가 원하는 사진이 이 한 장에서 구현됐어요. 그것만으로도 리가가 지닌 가치는 충분하지 않을까요?” 스튜디오에 도착하자마자 사진작가 김용호는 사진을 꺼내 보이며 자신의 풍경 사진 중 최고 걸작이라고 거침없이 말한다. 리가는 구소련인 라트비아Ratvia의 수도로 인구가 100만도 되지 않는 소도시다. “지난해 가을 유럽에서 열린 랠리에 참가했어요. 프랑스 파리에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이동하는 코스였는데, 동유럽을 횡단하다 우연찮게 방문한 곳이 리가죠. 사회주의 국가여서 그런지 여느 서유럽의 도시처럼 활기가 넘치거나 번잡하지 않은 정적인 도시였어요. 더군다나 도착한 날은 날씨도 좋지 않았죠. 사진에 찍힌 이곳도 단체로 거주하는 공동 주택인 듯한데, 문득 눈에 띄어 저도 모르게 셔터를 눌렀어요.” 최고의 걸작? 그 말에 이끌려 다시 한 번 사진을 꼼꼼히 살펴봤다. 고색창연한 색감으로 보면 볼수록 사진이라기보다 한 편의 회화 작품 같은 느낌을 주었다. 암울하고 쓸쓸한 분위기는 애드거 앨런 포의 소설 <어셔가의 몰락>에 나오는 저택을 연상시켰다. 평소 소형 카메라 하나 달랑 메고 가벼운 마음으로 떠나길 좋아한다는 그는 여행의 진정한 즐거움을 얻고자 한다면 목적 없이 떠나라고 조언한다. “ 목적에 매달리다 보면 오히려 그 외의 것들을 놓치게 돼요.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비우는 순간에 인생을 바꿀 만한 사건이 찾아오는 것 같아요. 마치 제가 우연히 그 리가의 매력을 발견한 것처럼 말이죠.” 올가을 풍경 사진전도 계획하고 있다는 그는 리가를 여행한 후 자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명확히 알게 되었다. 이것이 카메라 앞에서 그의 눈빛이 달라진 이유다.
인도와 덴마크에서 촬영한 사진은 단순한 경치나 인물이 아닌 포토그래퍼 전택수만의 컬러를 묘사하는 시안이 된다. 바라나시의 석양을 닮은 골드, 덴마크의 높은 하늘을 담은 블루 등 감각적인 색감을 찾을 때 항상 참고한다고.
DENMARK INDIA
13. 사진작가 전택수
인도와 덴마크의 빛이 변화시킨 사진의 색감
잡지 화보와 광고 촬영으로 한창 바쁜 포토그래퍼 전택수는 굳이 꾸미지 않아도 감각적으로 묻어나는 영상과 그만의 독특한 색감을 얻기 위해 촬영할 때마다 진지한 고민과 열정으로 임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사진 톤은 언제나 그에게 풀리지 않는 숙제였으며, 그만의 색감을 찾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다. 3년 전 촬영차 떠난 인도와 덴마크. 인종과 문화권은 물론 라이프스타일에 이르기까지 어느 하나 공통점을 찾을 수 없는 곳이지만, 각 나라마다 빛을 통해 뿜어내는 컬러는 그에게 미적·심적 감흥을 전해왔다. “인도의 바라나시는 100년 이상 된 유서 깊은 도시입니다. 세월의 흔적과 손때가 고스란히 묻어나는 곳에 자연스레 어우러진 사람들의 모습은 카메라 렌즈를 통해 빛을 발하죠. 바라나시는 인도 사람들 사이에서도 ‘성스럽게 죽음을 맞이하는 곳’으로 알려진 만큼 영험한 기운을 뿜어내는 곳입니다. 그곳은, 그리고 그곳에서 평온한 마음으로 웃음 짓는 사람들의 모습은 어느 각도에서 셔터를 눌러도 바로 작품이 되고 그림이 됩니다.”
바라나시의 자연광은 그가 그토록 찾았던 거친 듯하면서도 무게감 있는 컬러를 살려내 도시 전체를 하나의 그림처럼 만들어주었다. 자유롭지만 절대 가볍지 않은 그만의 사진 톤을 완성하는 데 하나의 교과서가 돼준 것이다. 반면 얄미울 정도로 예쁘고 아기자기한 덴마크는 인도와는 대조적으로 ‘연출된’ 조명에 반한 곳. 자연광도 중요하지만 빛을 이용한 예술인 사진을 하는 입장에서 인공 조명을 어떻게 연출하는가에 대한 중요한 노하우가 도시 곳곳에서 묻어났기 때문이다. 거기에 미니멀하지만 ‘에지’가 살아 있는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의 디자인은 그것을 바라보는 그의 시각을 높여주는 데 한몫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도시 전체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인도 바라나시의 자연광과 금방이라도 동화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는 덴마크의 인공 조명은 이제 촬영 때마다 빛의 조언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같은 하늘 아래서 같은 태양을 받고 있지만, 각 나라의 문화가 다르고 그 안에 사람의 모습이 제각각인 것처럼 그들이 발산하는 빛도 천차만별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인도와 덴마크에서 발견한 빛은 제 인생에 또 다른 감성의 문을 열어준 것이라 할 수 있지요.”
볼리비아와 페루는 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던 일을 접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기까지 그녀의 불안감을 떨쳐내고 용기를 불어넣어준 여행지였다.
PERU & BOLIVIA
14. 작가 이명희
대학 강단을 떠난 뒤 볼리비아와 페루에서 맞은 터닝 포인트
그녀는 인생의 역사를 바꿔놓은 여행지를 꼽으라면 주저 않고 볼리비아와 페루를 꼽는다. 요즘 서점에서 화제가 된 책 <미친년>(열림원)의 저자이기도 한 그녀가 ‘여자로 태어나 미친년으로 진화’한 세계 유명 여성 인사들을 만날 계획을 구상하던 중에 떠난 이 여행은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2005년 겨울 한 달 동안 체 게바라Ernesto Guevarad의 시신이 묻힌 바예그란데Vallegrande를 찾아가는 여행에 선뜻 동참한 것은 흔치 않은 여정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녀 자신의 내면에 깔린 불안감이 또 하나의 동력이 됐는지도 모른다. 30대 중반을 넘어선 길목, 10여 년 대학 강단 생활을 정리하고 용감하게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기대하며 한국을 떠난 이후로 계속돼온 그 불안감 말이다.
“볼리비아와 페루는 같은 문화권으로 남아메리카 중앙부에 있죠. 고산병으로 힘든 와중에도 볼리비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며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를 다시 살피는 계기가 됐습니다.” 볼리비아인의 삶에 존경심을 품게 된 그녀는 곧장 페루로 건너가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마추픽추 정상에서 신비한 대자연과 마주했다. 자신이 살아온 인생의 절반을 다독이고 나머지 인생의 희망찬 청사진을 그곳 봉우리마다 걸어놓고 왔다는 그녀. “여행 후 제 자신에 대한 믿음이 확고해졌어요. 그때 체득한 인내심은 후에 여성 영화제를 진행할 때 많은 도움이 되었죠.” 볼리비아와 페루를 여행하며 얻고 느낀 모든 것들이 후에 국내외의 아홉명의 여성 멘토를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집필하는 까다로운 작업에 밑거름이 된 것. 볼리비아와 페루는 막혀 있던 생의 길목을 시원하게 터준, 그래서 전혀 다른 색깔의 삶을 그려갈 수 있도록 안내해준 나침반과도 같다고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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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행기를 타고 사하라 사막 위를 날았던 체험도 그에게는 잊을 수 없는 경이로움이었다고. 자신이 하나의 점으로 느껴지는 순간 지금까지 보지 못한 또 다른 세상이 카메라 렌즈 안으로 들어왔다. TUNISIA 15. 사진작가 이상천 보이지 않던 세상이 눈에 들어온 순간, 튀니지 사막 위를 급하게 걸어 나갔다. 해가 지기 전 조금이라도 사진을 더 찍기 위해, 발이 모래속으로 빠지기를 여러 번 반복하며 앞만 보고 걸었다. 분명 앞으로 걸었다. 그것이 내 뜻이었고 내 계획이 틀림없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일행을 잃어버리고 어느새 나 혼자가 됐을 때에도 나 자신을 믿었다. 높고 낮은 모래 언덕을 얼마나 헤맸을까. 잃어버린 줄 알았던 일행의 낯익은 뒷모습이 보였다. 지금까지 원을 그리며 제자리를 맴돌고 있었던 것이다. 귀신에 홀린 느낌이었다. 어릴 적 본 지난 삶 속에서 항상 미래만 조준하고 있었다는 깨달음, 모든 일에서 결과에 조급하던 나. 천천히 걸어가면서 주변을 살피고 주위를 돌보다 보면 뜻하지 않게 얻는 것이 행복일 수도 있건만 옆에 놓여 있을지 모르는 행복을 보지 못한채 앞만 바라보며 숨 가쁘게 걸어왔던 것이다. 사진이란 일이 그랬다. 과정이 아무리 좋고 이상적이어도 프린트가 나쁘면 안 되는 작업이니까. 튀니지 여행 후 1 년이 지났다. 결과(사진)가 달라졌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스스로 판단할 수 없지만, 적어도 일과 작업을 대하는 마인드는 크게 달라졌다. 앞만 보느라 제자리에서 맴돌고 있다는 것도 깨닫지 못하는 아둔함의 함정에 다시는 빠지지 않기 위해 결과보다는 과정에, 직선적인 시선보다 부채꼴 모양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노력을 할 줄 알게 됐다. 이건 적어도 내게는 그 무엇도 주지 못했던 큰 변화다. 앞으로 더욱 큰 인생의 변화의 시발점이 될지도 모르는. 지금도 난 도시 한가운데서 천천히 걷기 연습을 하고 있다. 오아시스는 없는지, 야자수 나무를 혹시 놓치지 않았는지 살피며 걸어야 했던 튀니지 사하라 사막에서처럼. 글 | 이상천(사진작가) 유럽 기독교와 아랍 이슬람 문화의 흔적이 공존하는 마요르카 섬. 이곳에 가면 광활한 평야와 원시 숲은 물론, 영화 <반지의 제왕>에 나온 바위산도 만날 수 있다. 단 한번만 방문하더라도 왜 이곳이 해외 유명 여행 잡지가 선정한 ‘말년을 보내고 싶은 휴양지 10선’에 당당히 이름을 올릴 수 있었는지 알 수 있다. 16. <모터 트렌드> 이경섭 편집장 인생의 ‘플랜 B’를 꿈꾸게 된 마요르카 시간 날 때마다 자동차를 끌고 근교로 떠난다는 월간 <모터 트렌드>의 이경섭 편집장. 그에게 마요르카가 더욱 특별한 것은 그저 울적한 마음을 달래주는 바람이 좋아서만은 아니다. 매달 마감에 시달리며 초 단위로 시간에 쫓겨 사는 삶이 얼마나 남루한 것인지를 뼈저리게 깨닫게 해준 곳이 바로 마요르카였기 때문. “두 번 다녀왔는데 모두 출장이었죠. 엄밀히 말하면 제가 그곳을 여행지로 ‘선택’한 건 아니에요. 지중해에 떠 있는 그 섬에 처음 갔을 때는 햇살마저 느리게 쏟아지는 것 같은 풍경이 그저 경이로울 뿐이었어요. 3년 후 다시 갔는데, 두 번째 방문을 통해 ‘스페인에 정착해 글을 쓰면서 사는 것이 자신의 플랜 B’라고 썼던 미국 수필가 폴 퀸넷Paul Quinnett의 글에 깊이 공감할 수 있었죠. 도무지 바쁠 것 없어 보이는 사람들, 소박하지만 모든 생활에 예술적 감각이 묻어나던 그곳 사람들의 일상을 보면서 내가 살아가고 있는 삶이 과연 얼마나 가치 있는지를 되돌아보게 된 거예요.” 스케줄이 빼곡히 적힌 다이어리와 휴대폰을 항상 손에 쥐고 있어야 안심이 되는인생. 어쩌면 이렇게 사는 것이 세련된 삶이라고 애써 포장하며 살지 않았는지, 잠시 쉬었다 가는 것도 앞을 향해 나아가는 한 과정임을 부인하며 채찍질만 한 것은 아닌지…. 스스로에게 만족을 줄 수 있는 ‘삶의 질’을 찾는 것, 이것이 이제 그의 영원한 과제가 되었다. 그는 언젠가 그곳을 다시 찾을 것이다. 물론 출장이 아닌 순수한 여행으로 말이다. 그리고 자전거를 타고 천천히 그 섬을 둘러볼 생각이다. 속도로부터 자유로운 자전거에 몸을 싣고, 보다 여유롭게 말이다. 잘츠부르크는 작은 도시라 시내 중심지에서 반경 3km 내에 모든 것이 있어 걸어 다니기에 전혀 불편함이 없고, 가끔 마차를 이용해 시내 구경해도 좋다. 빈체로 이창주 대표는 잘츠부르크를 ‘하나도 흐트러짐 없이 절제되고 정숙하며 빈틈을 보이지 않는 여인’ 같다고 표현했다. SAZBURG 17. 빈체로 이창주 대표 호텔 학교를 만나 인생 나침반을 바꾸게 해준 잘츠부르크 미국과 유럽은 젊은 시절 늘 마음속을 채우던, 언젠가는 꼭 다녀와야 할 대상이었다. 유학 가서 일반 학문이 아닌 예술이나 생활 문화 쪽을 전공하고 싶었던 나는 일반 회사에 취직한 후로도 적응을 못한채 일상으로부터 탈출을 꿈꾸다 유럽 여행을 가게 됐다. 독일을 시작으로 여러 나라를 돌아보면서 유럽의 다양한 모습을 보고 배웠는데, 그 중에서도 잘츠부르크 여행과 그곳에서 만난 문화적 체험은 내 인생의 큰 전환기를 만들어주었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본 경치와 유럽인이 제2의 고향으로 여기는 곳이라는 정도의 막연한 정보만 갖고 만난 잘츠부르크. 막상 그곳에 가보니 음악적 풍요로움과 도시의 아름다움이 기대 이상이었다. 늘 음악이 흐르는 도시에는 인구 15만 명에 매일 오가는 관광객이 15만 명이라니 ‘물 반 고기 반’. 잘츠부르크의 다양한 모습을 발견해가던 중 워낙 관광객이 많은 도시라 훌륭한 호텔 학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곳을 찾아가 성城으로 이루어진 학교 건물과 여러 시설을 둘러본 순간 꼭 이곳에서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아름다운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또 모차르테움이라는 세계적인 음대가 있다는 것도 이곳에서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을 더 간절하게 만들었다. 결국 음악과 호텔 중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하는가에 대한, 내 인생을 결정할 큰 숙제를 안고 귀국했다. 귀국 후 회사 생활은 더욱 마음에서 멀어져 사표를 내기로 마음먹고 유학 준비에 들어갔다. 당시 서른세 살, 늦은 나이에 미혼이던 난 유학과 결혼 사이에서 잠시 고민하다가 바이올린을 전공한 지금의 아내를 만났는데, 이 역시 운명이 이끄는 일 같았다. 아내는 음대 유학, 난 호텔 학교에 입학하는 금상첨화의 결과를 낳았으니 말이다. 유학 중 아내와 나는 잘츠부르크를 비롯해 오스트리아 곳곳을 다니면서 많은 산과 호수가 어우러진 오스트리아의 매력을 만끽했고, 특히 신혼 생활을 잘츠부르크에서 보낸 우리는 방 두 개짜리 작은 단독 주택에서 지낸 그때의 생활을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하며 금년 결혼 20주년을 맞아 다시 그곳을 찾을 생각이다. 이런 인연으로 우리 부부는 잘츠부르크를 새로운 인생이 꽃핀 제2의 고향이라 부르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유유자적하며 산책을 즐기는 이들, 보트를 타고 작은 강을 따라 여유를 즐기는 이들의 모습이 한 폭의 그림 같은 케임브리지. 항상 치열하게 취재하며 뛰어다니던 프로듀서 김예경에게 잠시 쉬어 감의 교훈을 알려주었고, 쇼콜라티에로서 제2의 인생을 열어준 곳이기도 하다. CAMBRIDGE 18. 쇼콜라 디 김예경 사장 프로듀서에서 초콜릿 전문점사장이 된 까닭, 케임브리지 취재 후 비행기 안에서 먹은 초콜릿에 대한 달콤한 낙樂이 한순간 업業으로 바뀐 결정적인 여행지는 바로 케임브리지. “사실 여행이라기보다는 BBC 방송국 프로그램을공동 제작하기 위해 방문한 곳이었죠. 다큐멘터리 프로듀서로 항상 바쁘게 돌아가는 저의 삶과는 대조적인 그 평화로움에 반해 그곳에 머물기로 결심했어요. 그리고 평범한 일상 속에서 제2의 인생으로 가는 길을 찾았지요.” 그녀가 조용히 산책하기 위해 즐겨 찾은 오차드 가든으로 가는 길에 있는 작은 초콜릿 숍과의 인연이 그녀의 인생을 바꿔놓은 것. 세련된 백발이 마치 동화에 나오는 마음씨 좋은 할머니를 연상시키는 ‘애니Annie’의 다크 초콜릿 가게에서 대리석 위로 쏟아져 나오는 뜨거운 다크 초콜릿을 본 순간 세상이 멎는 듯한 전율을 느꼈다고. “한 동양 여자가 하루에도 몇 번씩 찾아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신기한 눈으로 템퍼링(tempering : 중탕으로 초콜릿을 녹인 후 잘 섞일 수 있도록 초콜릿을 대리석 위에 붓는 과정을 반복하며 온도를 내리는 작업)하는 모습을 쳐다보고 있으면 이상할 법도 한데, 애니는 달랐어요. 진심은 서로 통한다고 하잖아요.” 그 후로 그녀는 자연스레 애니의 수제자가 되어 템퍼링 과정부터 차근차근 배운 것이다. 초콜릿의 기본인 템퍼링과 몰딩(molding : 녹인 다크 초콜릿을 초콜릿 틀에 부어 굳히는 과정)을 배우며 시간에 쫓기던 지난날과는 달리 시간과 함께 호흡하며 완성품을 만들어내는 여유를 터득했다고 한다. “사람들의 삶을 카메라 렌즈를 통해 저만의 색깔로 담아내는 다큐멘터리, 그리고 투박한 다크 초콜릿을 녹여 새로운 맛과 모양으로 만들어내는 정성. 어때요, 많이 닮지 않았나요?” 애니와 다크 초콜릿이 가져온 변화는 젊은 날을 치열하게 보낸 그녀에게 여행이 준 가장 ‘달콤 쌉싸래한’ 변화일 것이다. 테릴지에서 울란바토르까지 말을 타고 하루 종일 달릴 때의 기분을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으랴. 기계에 의지하지 않고 생명체와 함께 대자연을 벗 삼아하루 60km를 달린 여행의 마지막 날을 특히 잊을 수 없다고 한다. MONGOL 19. 평화건설 윤지언 대표 멋을 버리고 자연의 위대함을 담게 된 디자인, 몽골 여기저기 건설 현장을 찾아다녀야 하기에 잘 뚫린 길과 자동차는 그에게 꼭 필요한 파트너다. 오랜 시간운전하는 것도, 막힌 도로에 서 있는 것도 이제는 이력이 날 만도 하다. 기계의 도움 없이는 단 하루도 살수 없을 것 같은 평화건설 윤지언 대표. 그가 여행 동호회를 통해 다녀온 몽골은 도로 없이도, 자동차 없이도 살 수 있는 자연의 힘으로 똘똘 뭉친 곳이었다고. “몽골은 ‘말馬’입니다. 자동차로 미국을 여행하고, 기차로 유럽을 돌아다니고 오토바이로 발리를 구경하고 스쿠터로 코사멧의 해변을 달려봤다면, 몽골은 말을 타야 한다는 것이죠. 차도가 없으니 당연히 차를 탈 수 없고, 강을 건너고 수 차례 산비탈을 오르내려야해서 걷는 것도 힘들죠.” 말을 타고 가며 보았던 그리고 마음에 담았던 새파란 강과 호수, 눈이 아리도록 푸른 하늘과 넓은 초원은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명장면이라고 한다. 그가 몽골을 통해 배운 것은 가슴이 뻥 뚫릴 만큼 시원함 그것만이 아니다. 삶의 근본적인 해답은 다른 무엇이 아닌 ‘자연’에 있음을 알게 된 것이다. 자연과 맞서지 않은 채 그저 살을 부비며 평화롭게 살아가는 몽골 사람들을 통해 ‘내가 지금껏 좇고 살아온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돌아보게 된 것이다. “결국 자연으로 돌아갈 사람인데 자연을 너무 모르고 살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몽골인의 삶을 보면서 인간의 욕망이나 종교가 얼마나 덧없는가를 느낄 수 있었죠. 모든 분쟁의 근원은 협소한 시각, 폐쇄된 집단, 이기적인 마음에서부터 시작되잖아요. 그것을 버릴 수 있었던 것 역시 자연이 있기 때문이고요. 몽골을 다녀온 후 참 많이 달라졌습니다. 건물을 세우고, 인테리어 디자인을 할 때마다 ‘자연스러움’을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된 거죠. 원래는 기능적이고 근사한 모양새를 좋아했는데 말이에요. 이젠 아무리 똑똑한 기능에 멋진 디자인을지녔다 해도 순수한 자연만 못하다는 것을 알아요.” 건물을 디자인하고 불모지에 새 공간을 세우는 것이 그의 직업이지만, 그가 앞으로 만들어나갈 공간은 인위적이고 생명력이 없는 그냥 건물이 아닌 자연의 일부처럼 자연스럽고 편안한 안식처가 될 것이다. 자연의 기운을 공간 예술 속에 녹여내고자 하는 것이 그의 목표가 되었으니 말이다. “자동차가 없고, 사람이 다니지 않으니 자연이 그 자리에 그대로 있더군요. 강에는 아직도 그들이 믿는 강의 정령들이 살아 있을지 모릅니다. 그렇게 살아야 하는 거예요. 우린 결국 자연으로 돌아갈 미물이니까요.” 프랑스의 중견 화가 장 폴 아고스티를 방문한 케이 킴. 그의 그림에 감동받은 그녀는 작품을 모티브로 의상을 디자인해 그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그리고 바그너의 예술혼과 만난 샤토 드 사랑. 이곳에 마련된 바그너 룸에 앉아 눈을 감으니 창작의 고통 속에 신음하던 바그너의 영상이 떠올랐다고. PARIS 20. 파티복 디자이너 케이 킴 파리에서 배운 열정이 그녀의 옷을 달라지게 만들다 파티복 전문 디자이너인 케이 킴Kay Kim은 언제라도 떠날 만반의 준비가 된 여행 마니아다. 여행이 즐거운 이유는 아름다운 경치보다도 그곳에서 만나게 될 특별한 인연에 있다고. 그런 의미에서 케이 킴은 작년에 방문한 파리를 자신의 가치관을 변화시킨 최고의 여행지로 꼽는다. 오랫동안 파리에서 유학 생활을 해온 그녀에게 과연 이 도시가 색다를까 싶은데도 새로운 만남은 늘 신선한 즐거움을 선사한다며 살포시 웃는다. “프랑스 중견 화가인 장 폴 아고스티Jean Paul Agosti의 작품을 보고는 반해버렸어요. 그래서 그의 작품을 모티브로 의상을 디자인했죠. 그러고는 파리에 도착하자마자 그의 스튜디오를 찾아가 옷을 선물했더니 뛸 듯이 기뻐하더라고요. 제게 영감을 주는 작가와 만난다는 건 영혼에 신선한 충격을 주는 의미 있는 사건이니까요.” 와인에 깊은 조예가 있는 그녀는 2시간 거리에 있는 에페르네의 돔페리뇽 성인 샤토 드 사랑 Chateau de Saran도 방문했는데, 이곳에서도 그녀의 특별한 만남은 이어졌다. 샤토 드 사랑의 내부는 일부 VIP에게만 공개되어 1 년 내내 VIP나 아티스트의 발걸음이 멈추지 않는 곳이다. “한때 바그너가 이곳에 거주하며 작곡을 했다고 해요. 그가 연주하던 피아노까지 그대로 보존되어 있더라고요. 그 여행을 통해 또 한 명의 아티스트와 만난 거죠. 와인과 어울리는 갈라 디너에 참석했는데 와인보다도 그곳을 떠도는 거장의 창작혼에 취하는 느낌이었어요.” 이처럼 케이 킴은 여행에서 만난 사람과 문화를 통해 성장해간다. 특히 미술품에 조예가 깊어 작품에서 영감을 찾는 그녀에게 이번 여행은 그 영감의 원천과 만나는, 그리고 다시 한 번 창작의 열정을 불어넣어 그녀의 생활을 변화시킨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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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지 천국, 방콕
“방콕이 좋다! 마사지가 좋다!”
ⓒ트래비
"가격 Good! 분위기 Good! 마사지 Good!"
리경과 수민은 마사지숍 피말라이(pimmalai) 발견을 일컬어 이번 방콕 여행의 쾌거 중 쾌거라고 말했다. 철저한 방콕 여행 준비를 해 온 그녀들의 리스트에는 이리저리 조사해온 마사지 숍만도 여러 개. 그중에는 피말라이는 없었다.
피말라이를 발견한 것은 정말 우연이었다. 예상에 없던 짐 톰슨 아울렛으로 향하던 길, 길거리에서 우연히 발견한 피말라이. 어디에도 소개된 적이 없었던 곳이지만 그곳을 보는 순간 왠지 가봐야겠다는 느낌이 강하게 일었단다.
짐 톰슨 아울렛에서 쇼핑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리경과 수민은 BTS 역까지 갔다가 다시 피말라이를 찾아 길을 되돌아오는 노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그리고 피말라이는 그들의 노고를 몇 배로 보상해줬다.
여행객들에게 알려진 지역이 아니었으므로 번잡하지도 분주하지도 않았다. 현지인들이 주로 찾을 듯한 이곳은 깨끗한 인테리어와 저렴한 가격으로, 지친 여행자들을 따뜻하게 맞아주었다. 물론, 마사지 후의 만족도는 더욱 높아졌다.
“저렴한 가격에 이렇게 분위기 좋은 곳에서 이렇게 질 좋은 마사지를 받을 수 있다니…. 너무 만족스러워요.” 리경과 수민 둘 다 입에 침을 튀기며 피말라이 자랑에 열을 올린다. “이런 곳이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다니 안타까워요. 한국 가면 방콕 여행가는 주변 사람들에게 피말라이를 많이많이 소개해야겠어요. 방콕에 있는 동안 매일매일 오고 싶어요!”
info. 온눗 역에서 짐 톰슨 아울렛 가는 방향으로 조금만 걸어오면 나무 건물로 된 피말라이가 보인다. 태국 전통 마사지부터, 발 마사지, 아로마 마사지, 스웨덴식 마사지, 허브 마사지 등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태국 전통 마사지 1시간짜리 250바트, 2시간은 450바트, 허브 마사지 1시간 400바트 등으로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자체 제작한 자연주의 스파 제품도 판매하고 있다. www.pimmalai.com
ⓒ트래비
카오산 로드를 열심히 거닐며 시간을 보낸 리경과 수민, “이젠 ‘마사지 타임!’이에요” 한다. “자, 제가 카오산 로드에서 입소문 좋은 마사지 가게를 조사해 왔습니다. 저를 따르세요!”라는 수민을 따라 도착한 곳, ‘찬윗 하이드어웨이(Chanwit's Hideaway)'. 건물은 허름했지만 직원 모두 마사지 아카데미 수료자들이라는 소리에 믿음이 갔다.
입소문만큼 마사지 솜씨 또한 만족스러웠다. 특히 리경과 수민을 감동시킨 부분은 발 마사지를 편안하게 누워서 받을 수 있다는 점. “발 마사지를 누워서 받은 경우는 처음이에요. 여기서는 발 마사지도 전통 마사지를 받을 때처럼 방에서 편안하게 누워서 받을 수 있어 너무 좋아요. 끝에 태국 마사지로 어깨랑 등 부분을 마무리해 주는 것도 너무 좋고요.”
info. 오전 9시30분부터 새벽 1시까지 영업한다. 태국 전통 마사지는 30분짜리가 100바트, 1시간 180바트, 2시간 330바트. 발 마사지는 30분짜리가 120바트, 1시간 22바트.
:: 가는 길
카오산 로드 경찰서에서 카오산 로드 방향으로 조금 내려오다 보면 오른쪽 편으로 찬윗 마사지 가게가 보인다. 1층은 상점들이고 3층에 마사지 가게가 위치해 있다. 창에 마사지 가게를 알리는 그림과 글자들이 잔뜩 붙어 있으므로 찾기 어렵지 않다.
리경과 수민이 드리는 보너스 정보>
‘아시아 허브 어소시에이션(Asia Herb Association)' 이용 후기
“분점이 3개나 될 정도로 인기가 많은 곳이고 워낙 유명하다기에 일부러 찾아갔는데 주위 평가와는 달리 별로였어요. 일본 회사라 그런지 일본인 관광객도 너무 많고 마사지도 생각보다 그저 그렇더라고요. 저희 둘과 친구 한 명이 같이 갔는데 3명 모두 불만족스럽다는 평가를 내렸어요. 하지만 이건 순전히 저희의 개인적인 평가니깐 직접 경험해 보고 판단해 봐도 될 것 같아요.”
쉬크한 그녀들은 호텔 선택 역시 남달랐다. 리경과 수민이 방콕에서 보금자리로 선택한 곳은 방콕에 새로 문을 연 부티크 호텔 ‘드림 방콕(Dream Bangkok)'. 방콕의 여느 호텔들과 달리 모던하고 패셔너블한 분위기가 리경과 수민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리경과 수민도 그러했지만 드림 호텔을 둘러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렇게 얘기한다. “태국 호텔 같지 않아요.” 그도 그럴 것이 드림 방콕은 드림 뉴욕의 스타일을 최대한 반영했기 때문이다. 2004년 가을 뉴욕에서 문을 열어 관심을 불러 일으켰던 패션 호텔 드림 뉴욕이 방콕에서 ‘드림 방콕’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파란색 꿈을 드려요!
리경과 수민에게 드림 호텔은 ‘파란색’의 이미지로 강하게 남아 있다. 호텔 복도를 비추던 은은한 파란색 조명도 영향이 있었겠지만, 무엇보다 객실을 감돌던 파란빛의 환상적인 분위기 때문이다.
파란색 조명으로 은은하게 뒤덮인 몽환적인 파란빛의 호텔 객실은 드림 호텔이 아니라면 보기 힘들 것이다. 침대 밑에서 퍼져 나오는 이 파란색 불빛은 단순히 인테리어 효과를 위한 장치가 아니다. 차분한 분위기를 통해 고객들이 숙면을 취하고 좋은 꿈을 꾸게 한다는 드림 호텔만의 특별한 철학을 담고 있다.
그래서일까? 드림 호텔에서 첫 번째 밤을 보낸 다음날 리경과 수민이 입을 모아 칭찬한다. “파란 조명을 켜고 자니깐 진짜 더 숙면을 취한 것 같아요. 여기서 자면 꿈도 예쁜 파란색 꿈을 꿀 것 같다니까요.”
ⓒ트래비
강렬한 느낌 ‘플레이보(Flava) 바 & 레스토랑’
드림 호텔 속 또 하나의 패션 공간, 플레이보. 모던하고 깔끔한 분위기의 레스토랑에서 아침식사와 함께 하루를 시작하고 세련되면서도 강렬한 분위기의 바에서 하루를 마무리 하면 방콕에서의 하루가 더욱 특별하게 느껴질 것이다.
“강렬한 색상의 스트라이프 문양 장식과 표범, 호랑이 등으로 와일드하게 장식된 바 분위기가 정말 독특해요. 다른 곳에서 쉽게 느껴볼 수 없는 특별한 분위기죠.”
패션에 테크놀로지를 더했다
드림 호텔에서 돋보이는 것은 단지 패셔너블한 인테리어뿐이 아니다. 각 객실마다 벽걸이 TV가 걸려있고 DVD 플레이어와 무선 인터넷 연결 서비스는 물론 개인용 아이팟 나노도 이용할 수 있게 돼 있다.
info. 드림 방콕은 2006년 문을 열었으며 총 100개 객실을 보유하고 있다. 플레이보 레스토랑 외 시가 바(cigar bar), 스파 등을 운영하고 있다. www.dreambkk.com
가는 길 수쿰윗 소이 15에 위치. BTS 아속(Asoke) 역에 내려 도보 이동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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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타고 차오프라야 강을 유유히 흘러가며 방콕의 정취를 즐기는 디너 크루즈 코스는 리경과 수민에게는 ‘Must do' 아이템이었다. 차오프라야 강을 오가는 수많은 크루즈 중 어떤 것을 고를까 고민하던 리경과 수민. 화려한 조명이 빛을 발하는 대형 크루즈 대신 어둠 속에 은은한 불빛이 흘러 운치가 느껴지는 마노라 디너 크루즈(Manohra Dinner Cruise)를 택한다.
방콕 메리어트 리조트 앞 마노라 크루즈 선착장에서 탑승을 기다리던 리경과 수민은 붉은색 지붕이 돋보이는 나무배를 가리키며 “우리가 타는 디너 크루즈가 저 배인가요. 와, 너무 운치 있어 보여요”라며 연신 행복한 표정이다. 그들의 말처럼, 은은한 불빛을 머금은 나무배는 차오프라야 강의 밤 풍경을 거스르지 않고 그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잔잔한 음악이 흐르는 크루즈에 탑승한 리경과 수민은 와인 잔에 와인도 따르기 전에 벌써 크루즈 분위기에, 저녁 강바람에, 음악에 취한다. 뒤이어 마노라 디너 크루즈를 더욱 값어치 있게 만드는 태국 진미들이 이어져 나오면서 리경과 수민의 감동도 더욱 깊어간다.
“다음에 남자친구 생기면 꼭 같이 타보고 싶어요”라는 리경과 수민, “그래도 지금은 우리 둘이라서 더 좋아요”라며 와인 잔을 부딪친다.
info. 마노라 디너 크루즈는 매일 운항되며 이용 시간은 오후 7시30분부터 10시까지. 디너 크루즈 가격은 성인 기준 1인당 1,500바트. 크루즈를 타고 가는 동안 차오프라야 강 주변의 명소들에 대한 간단한 소개도 곁들어진다. 탁신 선착장이나 메리어트 호텔 앞 마노라 크루즈 선착장 중 선택해서 탑승 가능. 탁신에서 마노라 선착장까지 매 15분 간격으로 보트가 운행된다. 이용을 원할 경우 사전에 예약해야 한다. www.manohracrui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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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 같지 않아요.” 쑤언 룸 나이트 바자 한편으로 노천카페들이 늘어선 모습을 본 리경과 수민의 첫마디였다. 푸르른 나무들이 들어서 있고 도로도 널찍널찍한 것이 방콕 여느 번화가의 모습과 다르긴 참 달랐다. 그곳의 노천카페들 중 유독 눈에 띄는 곳이 있으니 바로 태국 유명 인형극을 선보이는 ‘조 루이스 인형극장(Joe Louis Puppet Theater)'과 공연장 건물 앞에 자리한 노천카페다.
이곳을 저녁식사 장소로 정한 리경과 수민, 공연장과 가까운 쪽에 자리를 잡는다. 마침 공연이 끝난 후 인사를 나온 인형들이 보이자 인형들과 인사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갖는 그녀들. “세 명의 조종자들이 한 몸처럼 움직이며 인형 하나를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모습이 너무 인상적이에요. 다음에는 공연도 보러 와야겠는데요.”
info. 쑤언 룸 나이트 바자 안쪽 사거리에 위치. 4인이서 캐슈너트가 들어간 볶음밥, 뿌팟퐁까리(카레 게 요리), 똠얌꿍, 스프링롤과 물 등을 주문했을 경우 가격은 550바트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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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음식점들이 즐비한 카오산 로드에 인접한 마욤푸리(Mayompuri). “번잡한 카오산 로드 한쪽으로 이런 곳이 다 있다니, 정말 색다른 느낌인데요”라는 수민과 “고급 리조트 레스토랑 같아요”라는 리경. 둘의 말처럼 마욤푸리는 카오산 로드에서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화려한 외관을 하고 있다.
야외에 자리를 잡은 두 여자. 리경은 고기가 먹고 싶다면 그릴 스테이크를, 수민은 태국에서 꼭 먹어봐야 하는 음식이라며 파인애플 볶음밥을 시킨다. 스테이크를 받은 리경은 “태국에서 스테이크 먹어보기는 처음인데 좀 색다르지만 맛있어요. 특히 내가 고른 이 소스는 엄청 태국적인데요” 한다. “카오산 로드 치고 비싸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 가격에 이런 분위기에서 맛있는 저녁 한 끼를 할 수 있다니 만족스러워요.”
info. 마욤푸리는 각종 스테이크 등의 서양 음식부터 태국 전통 음식까지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그릴 스테이크는 320바트, 파인애플 볶음밥은 135바트. 카오산 로드 끝 경찰서가 있는 모퉁이(카오산 로드와 차크라퐁 로드가 만나는 지점)에서 왼쪽으로 돌아 50m 정도 걸어가면 마욤푸리가 보인다. www.mayompu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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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경과 수민이 MBK 쇼핑 중 간단히 식사를 하고 싶을 때면 들르는 곳, 오이시 라멘(Oishi Ramen). 태국 현지화된 독특한 일본 라멘 맛을 볼 수 있다. “이건 일본에서도 맛볼 수 없는 일본 라멘 맛이라니까요”라며 좋아하는 리경과 수민. “태국 젊은이들도 많이 찾는 곳이니깐 태국에 오면 한 번 맛봐도 좋을 것 같아요. 특히 달달한 오이시 녹차도 꼭 한 번 맛보세요!”
info. 방콕을 돌아다니다 보면 ‘오이시’ 간판을 종종 만나게 된다. 오이시 라멘뿐 아니라 오이시 뷔페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체인점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으므로 오이시 라멘을 찾기란 어렵지 않다. MBK에는 1층에 위치해 있다. 똠얌 해산물 라멘이 눈에 띄는데 가격은 89바트. 라멘 외 덮밥, 만두 등의 메뉴가 준비돼 있다.
방콕에 오면 꼭 한번은 먹고 간다는 아이스크림, 스웬센(SWENSEN'S). 해외 프랜차이즈인 만큼 태국 물가로 따질 때 가격이 비싼 편이지만 태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아이스크림 가게. 각종 쇼핑센터, 백화점 등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아이스크림 퐁듀, 요거트 아이스크림 등 아이스크림 종류도 다양하다.
카오산 로드>> 카오산 로드에 서면 꼭 한번 맛봐야 하는 음식. 팟타이! 카오산 로드를 지나다 보면 곳곳에서 즉석에서 팟타이를 만들어주는 노점상과 바닥에 앉아서 혹은 서서 팟타이를 먹는 많은 여행객들을 볼 수 있다. 리경과 수민도 솔솔 풍겨오는 팟타이 냄새에 발길을 멈추고 맛있게 냠냠~. 팟타이를 먹고 난 후 코코넛, 수박 등 신선한 과일로 마무리하면 멋지게 한끼 식사 완성! 팟타이는 보통 20~25바트, 과일은 10~20바트 정도.
시장>> 고급 식당만 고집하지 않는다. “태국에 왔으면 당연히 시장에서 값싸고 맛있는 음식도 먹어 봐야죠”라는 리경과 수민. 낯선 시장에서 말도 통하지 않는 상인들을 대상으로 손가락, 발가락 다 써가며 음식을 고르고 주문한다. 그렇게 손에 쥔 음식이라 더 맛있게 느껴진다나. 태국 서민들이 한끼 식사로 즐겨 먹는 팟타이와 돼지고기 덮밥을 주문했다. 가격은 20~25바트.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있고~. 최고예요!”